―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매일 나를 버리고 있었다
어떤 글을 봤다. 마치 나를 훔쳐보고 쓴 것 같은 글이었다.
“감정을 모른다는 것.”
정확히 말하자면, 감정을 느끼고도 외면한다는 것.
그건 감정이 사라진 게 아니라 지하 깊숙한 창고에 던져놓는 것과 같다. 처음엔 괜찮은 줄 알았다. 조금만 참으면, 어떻게든 버티면 사라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저, 썩을 뿐이었다.
쌓이고 썩은 감정은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새어 나왔다.
그 썩은 내는 너무 강해서, 도망칠 수도 없고 창고 문을 다시 닫을 수도 없었다.
그 냄새가 나를 계속해서 휘감았다.
몇 번, 계속해서 무시했다.
하지만 코와 심장을 찌르는 악한 냄새를, 적응할 수도 없는 그런 냄새를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나는 한계인 것 같다.
이제는 썩은 감정 말고 썩기 직전의 감정, 아직 마실 수 있는 눈물 같은 감정만 마주하고 싶다.
그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내 몸의 상태, 마음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더는
견디고 싶지 않다.
견딘다는 말이 이토록 잔인한 말일 줄 몰랐다.
“즐길 수 없다면 피해라.”
이 말이 요즘 내게 가장 따뜻하게 들리는 말이다.
쓸데없는 책임감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겠다는 강박
그 모든 게 결국 나를 가장 크게 망가뜨리고 있다는 걸 이제야 안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모두에게 괜찮은 사람이고 싶었다.
그래서 나 자신을 매번 뒷전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나는 그걸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는데, 나에게 너무 박하다는 것이다.
그게 사랑하는 사람한테 할 짓이 맞냐고 되물어 보고 싶다.
누군가 상처받진 않을까
어떻게 보일까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그 와중에도 나를 먼저 돌보지 않는다.
나는 이미 충분히 망가졌는데.
나의 속마음이 궁금하다. 심한 악취에도 어떤 것이 그리도 심히 썩은 것인지 분별하기가 어렵다. 뭐길래, 이렇게 나한테도 꽁꽁 감추고 있는 걸까
그렇게 나를 또 과대평가하였나
또 다른 사람한테 상처를 준 걸까
그만하자.
나는 나대로 충분한 사람이다.
누가 뭐라든 내가 인정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조금 무너져도 괜찮다. 무너진 그 자리에서 나를 다시 바라볼 수 있다면.
당당하지 않아도 좋다.
부끄러워도 좋다.
흔들려도,
흘러내려도,
그냥 그렇게 살고 싶다.
사람이니까.
그리고 지금 나는 무너지는 중이다.
하지만, 무너지는 나조차 끌어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