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미워합니다.
죽도록 미워합니다.
미워하니 살아집니다.
모든 것을 떠넘겨도,
나의 아픔을 떠넘겨도
그리 오래가지 못하나 봅니다.
당신이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나는,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겨우 하루를 살아간다.
사랑이었기에 더 아프고, 사랑이었기에 더 원망스럽다.
사랑이 끝났다는 사실보다, 나만 혼자 이 끝을 끌어안고 있다는 사실이 더 괴롭다.
그러니까, 그 사람도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다.
조금은 나처럼,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미워한다는 감정조차 이젠 나를 조금씩 좀먹는다.
하지만 그 감정마저 없으면 나는 너무 공허하다.
나는 괜찮지 않은데, 너무 잘 지내는 모습이 괘씸하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새로운 일상을 시작하는 그 사람을 보며 나는 아직도 멈춰 서 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미워한다.
아니, 어쩌면 나를 버리고 떠난 사람에게 여전히 애틋한 감정을 품은 채 억지로 미워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당신이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랬다면 내가 이렇게 혼자 잔인한 감정 속에 남겨지진 않았을 텐데.
“누군가를 잊기 위해 애써 미워했던 순간, 여러분도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