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

by 지로 Giro

다투지 않음은
칼날 위에 핀 연꽃.

혀끝이 날아와도
움직이지 않는다.
피를 삼키는 것이 아니라
피조차 강물에 흘려보낸다.

모욕이 쌓인다.
비웃음이 쌓인다.
그 언덕에, 절벽에
나는 앉는다.
바람의 속삭임이 스친다.
세월의 손이
상처를 모래로 갈아 흩뿌린다.

승부를 놓는다는 건
칼을 던지는 일이 아니다.
칼날 위에 발을 올려두는 일.
차가운 쇠를 견디며
연꽃이 피어나는 것을 기다리는 일.

나는 싸우지 않는다.
침묵으로, 평온으로, 더 높은 곳으로
이미 이겼다.
다투지 않음은
세상을 찢는 칼날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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