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혼자 마신다.

by 유혜빈



술을 마시면 눈물이 난다.

참고 눌러왔던 마음들이

조금씩 흘러나온다.

나도 몰랐던 감정들이

잔을 따라 넘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생각,

나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던 쓸쓸함.

사람들 틈에 있어도

늘 한편이 비어 있던 마음.


나도 몰랐던 내 속마음에 잠시,

자유를 주는 시간.

말로 꺼내지 못한 마음들이

흐릿한 취기 속에서 천천히 고개를 든다.


괜히 센치해지고,

평소엔 생각하지 않던 얼굴들이 떠오른다.

그립거나 미안하거나

혹은 아직도 아프거나.


하지만,

이런 취한 내 모습은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다.

감정이 새어 나가는 걸

나조차 애써 눌러가며


투명한 소주 한 잔.

목으로는 술이,

속으로는 말 못 할 마음이

천천히, 타고 내려간다.


괜찮은 척,

익숙한 척,

오늘도 혼자 마신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