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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집

dairymaid

by 잡귀채신




칙- 칙- 탁.

어스름한 새벽녘의 하얀 젖줄기가 리듬을 낸다.

생명 그 자체가 악기가 되는듯.


두 손으로 젖을 짜는 여인의 눈은

저 먼데 아득하게 빠져나가는 영혼을

지그시 바라본다.


소와 초엽과 아침 안개.

생산성을 묻지않는 고요한 노동.


기꺼운 마음으로

고된 몸이 되고,
그 흔쾌한 수고가
충만함을 부른다.


마굿간의 등잔불이 부드럽게 흔들리는 시간.

소들이 줄지어 돌아오는 황혼 무렵에는.

우주의 별 하나가 바닥에 꽃처럼 피어나고

용해되고

돌고, 퍼지고, 다시 사라지겠지.


밝으면 피곤도 모르고 다시

소의 늑골에 기대 앉아 그 박동을 들으며,

한 줌의 젖빛과 한 숨의 호흡 속에

사라진 삶의 본모습이

가냘픈 무늬로 어둠을 조금씩 도려내며

소 젖 짜는 여인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수천년을 이어 한대도

군소리없이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아주 오래된 나의 드림잡.



“Then, as the morning mist lay over the meads, and the sun’s rays began to pierce it, She felt her soul to be out of her body and floating along the misty surfaces, expanding into the boundless. The world seemed to be a far larger and loftier place than she had ever before known, and her own insignificant existence was absorbed into the universal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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