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후배들을 위해 책방을 만들다.
안암역, 군대를 전역하고 알바를 찾다가 고려대에 투썸 플레이스가 생긴다는 공고를 보고 그날 바로 연락해서 면접을 보고 일을 시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약 6개월 정도 일을 하며 거의 매일 고려대 후문을 들락날락했죠.
그 이후로 고려대 주변을 지나거나 학교 안까지 들어가 본적이 없는데, 고대 주변에 아주 사연있는 책방이 있다고 해서 정말 오랜만에 찾아갔어요.
그다지 예쁘지도, 독특하지도 않는 이 서점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고려대 선배들이 후배를 위해 세운 책방이라는 점 입니다.
잠깐 소개했던대로 '지식을 담다'라는 책방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이 후배를 위해 만든 책방입니다. 생각해보면 요즘 대학가 주변에 책방을 찾아보기가 힘들죠. 대형 서점 및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며 작은 서점들은 자연스레 자취를 감추었다. 심지어 대학교 안에 대형서점이 있는 대학도 있습니다.
선배가 추천하는 인문서적 읽어볼래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75920.html
책방은 복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1층은 카페, 그리고 반층(?)정도 내려가면 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요.
대학교에 가보면 이런 포스터를 굉장히 쉽게 찾아볼 수 있죠. 뭔가 과거 캠퍼스 시절이 떠올라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어요. 누가 보면 대학교 졸업한지 엄청 오래된 줄 알겠네요.
곳곳에서 선배들이 후배를 위해 남겨놓은 흔적을 확인 할 수 있었어요.
귀여운(?) 18학번 새내기를 위해 추천하는 포스트잇
선배가 추천하는 옛날 책 가격도 정말 착하네요. 1/4 가격이라니
이렇게 후배를 위해 재능기부하는 선배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책은 그리 많지 않지만, 인문/사회/정치/철학/문학 등 알찬 책들로 메워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뭔가 책 큐레이팅에서 고대스러움(?)을 살짝 옅볼 수 있었달까~?
대형서점에만 익숙한 우리에게 진짜 책 냄새, 나무 냄새, 문학의 냄새를 느끼게 해주는 책방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만약에 고려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다면 정말 매일 매일 갔을텐데, 그래도 집에서 먼 거리도 아니고 역에서 굉장히 가깝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만족했습니다. 다른 독립서점에서 차별화하는 굿즈 같은 것은 없었지만, 선배가 후배를 위해 차렸다는 명분 하나로도 멋지게 설명되는 책방이네요.
05. 책방을 나오며
2시간 정도 책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오는데, 우연히 본 글 귀에 멈칫했습니다.
뭔가 이 글귀조차도 대학시절을 거쳐, 사회생활을 하고, 오랜 시간 자신만의 성찰을 해온 고려대학교 선배가 후배에게 전하는 메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부러워지면서 나는 내 모교 후배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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