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끄적이는 육아일기 3.

궁상과 절약 사이.

by 모루

둘째는 아직도 입원 중이다.


애당초 2박 3일을 생각했던 입원이 4박 5일이 되었고, 내일 퇴원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처음 왔을 때보다도 오히려 숨소리가 더 안 좋아졌다. 감기도 한 번 걸리면 늘 한 달씩 앓는 아이라, 폐렴도 쉬이 낫지 않으려나보다.



9천 원과 25만 원.

4인실과 1인실의 금액이다.


우리는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4인실을 배정받았다. 1인실이 다 차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1-2박 정도 입원을 하고 금방 퇴원을 해서, 다음날부터는 1인실 자리가 슬금슬금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다. 4인실인데도 4명이 꽉 차 있던 날은 첫날 하루뿐이었고 그 다음날부터는 4인 병실에 보통 2명, 아무리 많아도 3명이 지냈다. 3명이 병실을 사용하던 날에도 우리 맞은편 병상은 항상 비어있어서, 공간을 아주 넓게 쓸 수 있었고 다인실임에도 불구하고 세면대와 화장실도 거의 우리 전용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크게 불편함이 없었는데, 지내다 보니 보통 조금 오래 있는 아이들은 다인실을 쓰다가도 1인실로 옮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걸 한 번 인지하고 나니 나도 1인실로 옮기고 싶어 좀이 쑤시는 거다.



내가 불편한 건 둘째 치고,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해 한참 걷기에 재미 들린 아이가 마음껏 걸을 수 없다는 점, (아무리 공간이 넓다 해도 움직임이 1인실만큼 자유롭지는 못했다.) 아이가 잠투정을 하는 것조차 눈치가 보인다는 점이 신경 쓰였다.


나는 애를 낳고 1인실을 썼었는데, 정작 애는 다인실을 쓰게 하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아, 입원한 것도 보험료가 나오지?’ 하고 둘째가 들어두었던 보험을 알아보았는데, 1인실은 보험료가 나오더라도 꽤 비싼 금액이어서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사실 돈이 있었더라도 내 성격상, 아이의 기질상 무조건 다인실을 썼을 것 같기는 하다. 아이는 잠투정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다인실을 사용함에 있어 그렇게 큰 폐가 되는 아이는 아니고, 무던하게 잠도 잘 자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였으면 무리해서라도 1인실을 썼을 것 같기도 하다.)


나 역시 잠자리를 크게 가리는 성격이 아니고, 여행을 다니며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도 자주 갔을 만큼 다인실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오히려 좋은 숙소에 묵을 돈을 절약해서 맛있는 거나 더 먹고, 사고 싶은 거라도 하나 더 사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이 상하는 건, 내가 돈이 있어도 안 해주는 것과 돈이 없어서 못 해주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젊을 때부터도 내가 아이를 낳게 되면 돈이 없어서 무언가를 못 해주는 일은 없게 하고 싶었는데, 그래서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데. 아이는 아직 한 살밖에 안 됐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썩다 못해 문드러지는 밤이다.



다인실에서 지내며 아낀 돈으로, 퇴원하면 아이들과 함께 맛있는 거라도 사 먹어야겠다.


그러니 얼른 나아라, 내 작은 아가야.

얼른 엄마랑 집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