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혼란하다 혼란해, 한낮의 타멜 거리.
아이는 여행 온 것을 알았는지, 밤새 두 번이나 깨서 나가자며 대성통곡을 했다. 못 말린다, 정말.
덕분에 일찍 눈이 떠져 교대로 조식을 먹고 오기로 했다. 내 차례가 되어 혼자 식사를 하는데, 엄마가 아이를 안고 식당으로 내려왔다. 나 홀로 우아한 조식 놀이는 시작도 전에 끝이 났다.
우선 방에 들어와 쉬었다.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관광파 아빠는 나가고 싶어 조바심을 냈지만, 엄마와 나는 그대로 누웠다. 비행기에서 아이를 돌보느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 한 우리는 침대와 한 몸이 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어림도 없었다. 아이는 정오가 되어서야 쓰러지듯 잠이 들었고, 부모님은 그새 배가 고파졌다. 곤히 자는 아이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한 시간 정도 후에 깨웠다. 잠도 유모차에서 잔다는 바깥돌이가, 웬일로 안 나간다며 울었다. 그래, 너도 어지간히 피곤하겠지.
그래도 배가 고팠던 우리는 기어이 아이를 준비시켜 데리고 나갔다. 아이는 요거트 음료인 라씨만 마시고 다른 건 아무것도 먹으려 하지 않았다. 식사시간 내내 “안 먹어, 안 먹어, 가, 나가.”하며 계속 떼를 썼다.
아니, 우리가 배가 고프다고…
한 끼 식사를 무난하게 때웠던 아빠, 나와는 달리 엄마는 유난히 힘들어했다. 해외에서도 이것저것 잘 먹던 엄마라 크게 걱정을 안 했는데, 벌써부터 험난한 한 달이 예상되었다.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워서 식당 맞은편에 있던 카페로 발걸음을 돌렸다. 아이는 또 바로 나가자며 징징거렸는데, 직원의 재치로 풍선 하나를 얻어 한동안 아주 신나게 깔깔거리며 놀았다.
사소한 배려덕에 여행의 긴장감은 뒤로한 채, 잠시 편안한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타멜 거리로 나와 돌아다녔다. 거리는 그야말로 혼란했다. 인도와 차도의 경계가 없이 사람, 오토바이, 차, 개들이 이리저리 마구 뒤섞였고, 바퀴가 달린 것들은 시도 때도 없이 경적을 울려댔다. 정신없고 시끄럽기 짝이 없었다.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에는 이런 풍경이 생소해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길을 걸을수록 탁한 공기와 매연, 위험한 거리 환경 때문에 아이가 계속 신경 쓰였다. 점점 지치고 힘들었다.
엄마와 나는 “포카라는 좀 낫겠지.“하고 서로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하루 종일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아이를 위해 엄마는 미니밥솥을 꺼내 밥을 짓고, 밥에 치즈를 섞어 김을 싸줬다. 아이는 김 세 통을 비우도록 밥을 먹었다. 네팔식이 영 입에 맞지 않았던 엄마도, 고추장을 넣고 김에 밥을 싸 먹었다. 고작 이틀만인데도 드디어 밥을 먹는 거답게 먹는다며, 이제야 살 것 같다고 좋아했다.
분위기도, 음식도 입에 맞지 않은 이곳에서
우리, 잘 지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