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움’의 이름으로 살아낸 시간들
나는 늘 누군가의 이름으로 살아왔습니다.
아이들 앞에서는 교사였고,
교사들 앞에서는 원장이었으며,
어린이집 현장에서는 조력자였고,
내 아이 앞에서는 엄마였습니다.
혼자일 때조차 ‘괜찮은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돌아보니,
그 이름들은 단지 직업이나 역할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말해주는 하나의 ‘다움’이었습니다.
교사다움, 리더다움, 부모다움, 그리고 나다움.
그 모든 이름 속에서 나는 자라고 있었습니다.
나는 완벽한 교사도, 유능한 리더도, 인내심 깊은 부모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이름 안에서
조금씩 배우고, 성장하고, 다시 일어서려 애썼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한가운데엔
‘지금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런 삶의 작은 기록입니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게 무슨 대단한 이야기냐”고.
하지만 나는 압니다.
이 ‘다움’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모든 시간이
내게는 참으로 소중했음을.
이제는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완성된 다움이 아니라,
배워가는 다움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이 글은 그런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배우고 있는,
그래서 더욱 진짜인 ‘중간’의 이야기.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조금은 흔들려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작은 위로이기를 바랍니다.
나처럼 살아내고 있는, 또 살아내고 싶은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