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라는 종잣돈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슈퍼리치(super-rich)'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super'라는 부사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뜻이 길거리를 통째로 소유하고 있거나, 적어도 해외에 네버랜드와 같은 대저택을 한 두 채쯤은 가지고 있을 법 한 상부자를 지칭하는 듯한 말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것은 외국의 경우이거나, 또는 '그렇지 않을까?'라는 우리의 막연한 생각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슈퍼리치란 대체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예금과 채권 그리고 주식과 어음처럼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한 금융자산(부동산, 선박, 금, 미술품과 같은 실물자산은 제외)을 10억 원 이상 소유한 사람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현금 10억 원을 자신의 통장에서 마음대로 넣었다 뺏다 할 수 있는 사람이 슈퍼리치다.
행여 누군가는 이와 같은 슈퍼리치의 기준을 두고 "에이~ 꼴랑 10억?"이라며 콧방귀를 뀔지도 모르겠다. 그럴 소지는 충분하다. 신문이나 뉴스, 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섭섭지 않게 '억'소리 나는 이야기들을 접하다 보니 그것에 대한 내성이 생겼는지, 사실 필자도 10억이라는 돈이 그리 큰돈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현금 10억 원을 자신의 마음대로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사람, 즉 슈퍼리치는 약 21만여 명으로 집계된다.(2016년 7월, KB경제연구소 자료) 언 듯 보기엔 그 수가 많은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이는 우리 인구를 5천만 명으로 본다면 그 비율이 0.42% 밖에 되지 않으니, 실로 극소수인 셈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0.5%도 되지 않는 슈퍼리치는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지난 2011년 7월 11일-
잠에서 일어난 필자는 그날도 어김없이 습관처럼 경제신문을 제일 먼저 집어 들었다. 그리고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슈퍼리치의 10명 중 4명이 부모의 도움 없이 일어선 자수성가형이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과연 어떤 방법을 통해 슈퍼리치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사실 그 방법이라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거나, 복잡하다거나 혹은 특별하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손쉽게 할 수 따라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었다. 바로 저축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하는 것이다.
기사에 의하면 슈퍼리치들이 마련한 종잣돈의 규모는 평균 2억 4천만 원이었다고 한다. 평균이 2억 4천만 원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많이 모은 사람은 3억 6천만 원을, 적게 모은 사람은 1억 2천만 원이라는 종잣돈을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앞서 필자가 부자들에게서 반드시 모방해야 할 한 가지가 1억이라는 종잣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한 말을 기억하는가? 그리고 그 1억이라는 돈이 부자의 길로 들어서는 통행증이 될 것이라고 한 말은, 바로 슈퍼리치를 두고 한 이야기였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슈퍼리치들이 하나 같이 1억 원 이상의 종잣돈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며, 그 종잣돈을 활용하여 현재의 부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슈퍼리치들은 왜, 1억 이상의 종잣돈을 만들어야만 했던 것일까?
그것은 바로 투자라는 돈의 연금술을 펼치기 위함이었다. 사실 1억이라는 돈은 부자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또한 1억을 모았다고 해서 반드시 부자가 된다는 보장 역시 없다. 하지만 그 돈으로 투자를 했을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당신에게 1억이라는 돈이 있고, 그 1억으로 투자한다고 가정을 해 보자. 그 돈을 어느 곳에 투자하던 상관은 없다. 만약 당신이 투자를 통해 10% 투자수익률을 달성하였다고 하자. 1억에 대한 10%는 1,000만 원, 따라서 1억을 소유한 당신은 10%의 투자수익률을 위한 노력과 시간을 동원하여 1,000만 원이라는 투자수익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이 10%의 투자수익률을 위한 노력과 시간을 동원하였다고 할 지라도 투자금이 1,000만 원이라고 한다면 그 투자수익은 100만 원이 될 것이요, 100만 원을 투자하였을 때에는 10만 원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쉽게 말해, 콩알이 제 아무리 많이 굴러봐야 수박이 한 번 구르는 것만도 못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슈퍼리치들이라고 해서 특별한 곳에 투자를 했던 것도 아니었다. 주식이나 펀드 그리고 부동산과 사업과 같이 누구나 익히 잘 알고 있으며, 또한 하고 있는 그런 보편적인 대상에 투자하여 현재의 부를 이루었다.
그러나 누군가는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종잣돈을 만들었다고 해서 꼭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잃으면 어떻게 해요? 물건을 사면 남는 것이라도 있지... 아니면 가만히 손에 쥐고 있으면 안 되나요?."
그렇다. 투자에는 리스크(risk), 즉 원금손실에 대한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그런데 말이다. 현실에서 'high risk high return(위험이 크면 수익도 크다)'라고 외치며, 위험한 투자를 강행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가난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1,000만 원을 투자하여 500만 원을 벌려고 하며, 100만 원을 투자하여 100만 원을 벌려고 한다. 말이 좋아 50%와 100%의 수익률이지, 이는 워런 버핏에게도 부담이 가는 수익률이다. 그러나 이들은 용감하다. 인생 역전이라는 대의를 명분 삼아 대박을 내기 위해 이름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런 회사에 돈을 꼬라박는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노력하여 1억이라는 종잣돈을 마련하였다면 그런 행동은 감히 상상 조차 못할 것이다.
먼저 1억이라는 돈을 모으는 시간부터 생각해 보자. 만약 당신이 1년에 3,300만 원을 저축할 수 있다고 한다면 약 3년 만에 1억이라는 돈을 손에 쥐게 될 것이다. 그러나 2,000만 원을 저축했을 때에는 5년이 걸릴 것이오, 1,000만 원씩 저축했을 때에는 10년이라 세월을 거쳐야만 만들 수 있는 돈이, 바로 1억이라는 돈이다. 하지만 1억을 모으는 과정에 있어 긴긴 세월보다 더 큰 시련은 소비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을 참고 억제해야 하는 과정이다. 그것은 고난의 시간이다. 돈이 없어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고 싶은 욕구를 참아야만 하니, 맛있는 음식을 눈 앞에 두고 먹지 못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어쨌든 이와 같은 각고의 노력을 통해 1억이라는 돈을 모았다고 가정을 해 보자. 만약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어디에다 그 돈을 쓰겠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갑남 : "저는 자동차 바꿀 거예요. 왜냐면, 그땐 제 차가 똥차가 되어 있을 것이니까요."
을녀 : "지는 예, TV랑 냉장고를 살낍니더. 와카냐믄예, 내 맴 이라예"
라고 말하지 싶다. 1억이라는 돈이 있는데, 그중 일부를 못 쓰겠냐는 일종의 보상심리 인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쇼핑을 할 것이었다면, 지름신의 강림을 뿌리치면서까지 수년을 악착같이 저축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리고 쇼핑을 통해 얻은 물건은 그 대상이 무엇이 되었든 우리의 손을 거치는 순간 중고라는 이름 아래 그 값이 떨어지고, 언제 가는 버리게 되는 소모품에 불가하다. 그렇다고 1억이 넘는 돈을 가만히 손에 들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해마다 오르는 물가(Inflation)가 돈의 가치를 떨어 뜨리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는 어떨까? 이미 당신도 잘 알고 있듯이 돈을 잃을 수도 있고, 벌 수도 있다. 그렇다면 1억이라는 종잣돈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까? 답은 벌써 나와 있지 않은가?
그럼 지금부터는 1억이라는 종잣돈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앞서 가난한 사람들은 'high risk high return'을 외치며 대박을 쫒아 투자에 임한다고 이야기했다. 만약 당신의 손에 1억이라는 종잣돈이 있다면 그와 같은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 정답은 '아니오'다. 왜 그럴까?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무더운 여름의 태양 아래 농사를 지어 본 농부만이 쌀 한 톨의 소중함을 알 듯, 돈도 힘드려 모아 본 사람이 동전 하나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1억이라는 돈을 힘겹게 모은 사람일수록 투자에 임함에 있어서 안정성을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은행의 이자보다 2~3%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크게 만족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1,000만 원을 투자하는 사람이 500만 원을 벌기 위해서는 50%라는 수익률 달성해야지만 1억을 가진 사람은 5%의 수익만 달성하면 그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절대 무리를 하면서까지 투자에 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1억을 소유한 사람이 마냥 집에서 놀고먹을 것이냐. 그것도 아니다는 것이다. 여전히 지금과 같이 일을 하고, 월급을 받고, 저축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거기에다 1억이라는 종잣돈을 만드는 동안 절약이라는 좋은 습관도 생겼으니, 1억이 2억이 되고, 2억이 3억으로 늘어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1억이라는 종잣돈이 있으면 투자대상에 대한 선택의 기회가 넓어진다. 투자의 대상이 넓어진다는 것은 돈을 불릴 수 있는 방법도 많아 짐을 의미한다.(나아가 분산투자를 통해 보다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도 있다. 분산투자에 관한 이야기는 추후 2장에서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에는 ‘예금’과 ‘적금’, ‘펀드’와 ‘주식’, 좀 더 나아가면 ‘미니 골드바’ 정도로 투자대상이 제한되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돈이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싶어도, 또한 미술품에 투자하고 싶어도, 나아가 창업에 도전하고 싶어도 감히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 큰돈이 들어가는 투자이기 때문이 아닌가?
당신도 슈퍼리치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1억이라는 종잣돈을 만들어라. 그리고 투자하라.
방금 읽으신 글은 여덟 번째 글입니다.
<글의 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