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한테 OT가 이런건지 말 안해줬어요
경희대 입학이 확정되고 개강까지 남은 날들은 나에게정말 행복한 시간이였다. 대학생으로서 앞으로 어떤 재밌는 일이 펼쳐질지 기대하며 매일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안내문이 날아왔다.
3박 4일간 캠퍼스에서 진행된다는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나는 새신발도 사놓고 단 한번도 신지않고 고이 모셔두며 어떤 친구를 사귀게 될까, 어떤 선배들을 만나게될까 생각하며 오티날이 다가오길 손꼽아 기다렸다.
아직도 선명히 기억나는 그날의 아침. 스냅백을 쓰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채로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고 체대 건물로 이어지는 언덕에서, 안내를 위해 서있던 수많은 윗 학번들의 싸늘한 시선이 몸이 아프도록 꽂혀서 나도 모르게 이어폰을 귀에서 스윽하고 빼서 주머니에 꾸겨넣었었다. 그 차가운 분위기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알고보니 나는 체대규정을 대차게 어긴채로 위풍당당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건물로 들어선 후 이어졌던 모든 시간은 순수하고 해맑았던 20살 소녀의 기대와는 철저하게 상반됐었다. 고통스러웠기 때문인지 혹은 11년전 일이기 때문인지 이때의 기억도 살짝 흐릿하지만 몇가지 짧고 굵은 이벤트들은 사진을 찍은듯 선명하게 기억에 박혀있다.
우선
관등성명 ,이른바 FM을 큰소리로 하는법을 배웠다.
실내탈모, 입수보행 금지 등의 체육대학 룰을 배웠다.
경희체가 노래를 15분만에 외워 부르게 되었다.
여학우들은 탈의실에 들어가 손에 폼클렌징을 짜줘서 전부 얼굴을 닦게 했다.선크림조차도 허용되지않았다.
눈에 끼워져있던 (ㅋㅋ)서클렌즈들 전부 폐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모셔간 내 신발은 체력훈련으로 진흙투성이가 됐다.
몸으로 하는 등차수열이 뭔지 배우게됐다.(나 수포잔데)
내 주량이 소주 3잔임을 알게됐다.(이 주량은 추후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반수를 준비하거나 자퇴한 학생이 3명정도 있었다.
모두가 예 할때 아니오 하는 사람은 아니었던 나는,얌전히 주어진 규칙들에 순응하며 학교를 다녔다.그러던 중 큰 시련이 찾아왔는데 신입생 중 누군가 오리엔테이션 그리고 그 이후 일련의 사건들을 네이트판에 올렸고 다른 대학도 때마침 똥군기논란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되며 체육대학 군기관련 기사가 대대적으로 뉴스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http://imnews.imbc.com/replay/2014/nwdesk/article/3427194_30324.html
이렇게 용감한 내부고발자 덕분에, 14학번은 체육대학에서 기수열외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