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이 힘들다면
지금, 잘 살고 있나요?
한국인의 연령대별 행복지수 그래프를 보면, 10대 후반부터 행복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40대에서 바닥을 찍고, 50대 이후에야 서서히 반등하면서 60대쯤이 되면 회복되는 모습입니다.
이유를 들여다 보면 이렇습니다. 보통 10대 후반부터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20대에는 취업을 준비합니다. 30대는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거나 내 집 마련을 준비하며 돈을 모으고, 40대는 가족을 부양하며 노후를 준비하죠. 그렇게 5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 준비'는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왜 이토록 준비하며 살아갈까요?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모두 잘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잘 사는 삶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기도 하고, 현실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괴로워지기도 하죠. 결국 우리는 ‘잘 살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미래로 유보하며 살아가는 겁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잘 산다’는 건, 과연 어떤 걸까요?
좋은 직장, 넉넉한 경제력, 안정된 가족관계.
흔히 사회는 나이대마다 ‘이뤄야 할 과업’들을 정해두고, 그 기준에 닿으면 ‘잘 산다’고 말합니다.
그 과업에서 무엇 하나 벗어나면 괜히 위축되고, 뭔가 제대로 못사는 것만 같습니다. 정해진 경로에서 이탈하면 마치 잘못된 길을 가는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도처에 존재하지요. 그래서 평균보다 부족하거나 통념과 다른 것은, 마치 해명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삶은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시험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학교에서 성적과 등수를 매기는 것처럼 삶 역시 객관적 지표로 측정하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몇 등쯤인지’ 가늠하며 위안과 불안을 오갑니다.
유튜브에서 연령별 평균 자산, 연봉 통계 같은 영상들이 인기 있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를 점수매기고 확인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비교는 끝이 없습니다.
잘 사는 사람은 계속 나타나고, 뒤처졌다는 감정도 끝없이 따라옵니다.
이처럼 ‘잘 사는 삶’에 대한 사회의 암묵적 합의가 명확해질수록, 나에게는 잡힐 것 같지 않는 먼 목표를 바라보며 나만 뒤쳐지는 것만 같은 불안과 공포를 안게 됩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놓쳐버리게 됩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가장 열심히 살면서도 가장 높은 자살률을 가진 나라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잘 사는 삶의 기준은, 사회가 아닌 나에게 있어야 한다고.
삶은 정답지가 있는 시험이 아닙니다.
공부처럼, 변수들이 통제되어 노력만큼 결과가 주어지는 세상도 아닙니다.
더불어 우리는 숙제를 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닙니다.
정해진 궤도 속에서 일률적인 목표를 맞추려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욕망을 외면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삶의 불확실성을 모험하려 하기보단 정답지만을 들춰보는 숙제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저 역시도 누구보다도 아등바등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정말 잘 살고 싶었기에 역설적으로 잘 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아닌 사회가 말하는 목표를 향했기 때문이지요. 잘 사는 것보다 '잘 살아보이려고' 애를 썼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진짜 '잘 사는 삶'은 무엇인지 깊은 고민을 통해 이렇게 정리해보았습니다.
"나와 잘 지내고, 나의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며, 세상 속에서 잘 어우러지는 삶."
나와 잘 지낸다는 건,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에 가까워지려 애쓰는 것이고,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낸다는 건, 관계 속에서 나를 잃지 않으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며,
세상 속에서 어우러진다는 건, 복잡한 세계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삶을 바라본다면, 각자 도출하는 답은 모두 달라지겠지요.
혹시 지금 너무 힘들다면, 잘 살기 위기 애쓰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힘이 들수록, 진짜 잘 사는 삶이 무엇인지 사유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나는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잘 살아 보이는 삶을 좇고 있는가?
더 지치거나 너무 멀리가기 전에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프랑스 작가 레이몽 크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올라가고 내려가고, 가고 오는 인간은 너무 많은 일을 하다가 결국에는 사라져 버린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잘 사는 삶’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사유하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