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극복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연애를 하면서, 결혼 생활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누구나 ‘다툼’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사람이 모인 곳에는 어쩔 수 없는 이치일지도 모릅니다.
이 다툼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기도 하지요.
10대 때 친구와 다툴 때면 저는 그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아마도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 우리는 모두 철이 없었고, 올바른 대화법이나 서로에 대한 존중도 부족했기에,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습니다.
20대에는 세상이 더욱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혼자 물이 가득한 호수에서 수영하는 듯한 기분이었지요. 함께 힘을 주고 구해 줄 이가 없는 외로운 수영. 10대와 20대는 앞이 어둡고 막막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다툼’은 온전히 제 몫이었고, 어제 꾼 꿈 하나가 떠오릅니다. 어린 시절 구석에 몰려 완전히 버림받았던 제 모습을요. 그 사람을 떠올리니 화가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 너도 딸을 낳았다지? 내가 당한 일들은 결국 너에게 돌아갈 거야.’라며 묘한 위안을 얻었습니다. 그 다툼 속에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고요. 이 제목으로 글을 쓰며 그 꿈을 꾼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복합적인 감정이었지요.
인생을 돌아보면, 꼭 다툼이 필요할 때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화를 내지 않으려 늘 노력합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감정을 참지 못할 때도 있지만, 최대한 주변 사람들, 특히 신랑에게는 화를 내지 않으려 애씁니다.
저희 부부도 신혼 때는 정말 자주 다투었어요. 오랜 시간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전혀 다른 생활방식을 맞닥뜨리다 보면 ‘내가 왜 결혼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지요.
저는 일찍 잠들고 아침 모닝콜 소리에 곧장 일어나는 반면, 신랑은 늦게까지 게임을 하며 새벽 2~3시에 잠자리에 들곤 했습니다. 부부라면 함께 자고 함께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서로 다른 생활이 쉽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예민한 저는 작은 소리에도 잘 깨는데, 신랑은 그 점을 배려하지 못했고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게임소리에 잠을 여러 번 깨면서 점점 피로와 짜증이 쌓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서로에 대한 원망과 다툼이 번번이 이어졌지요.
좁은 집에서 생활 반경도 좁았기에 하루에도 여러 번 티격태격했고, ‘왜 결혼했지?’, ‘혼자 사는 게 더 편할 텐데’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첫째 아이의 교육 방침이나 식당 운영 문제로도 부딪히며 여러 갈등이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저는 신랑을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그의 생활 습관과 생각을 새롭게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그 사람의 세상을 조금씩 들여다봤습니다. 그 모든 과정이 때로는 힘들고 지치는 여정이었지만, 그 시간을 지나면서 제 안에 단단한 내면이 자라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해하려는 과정은 단순히 상대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저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부딪히고 깨져도 나를 잃지 않으려는 다짐을 할 수 있었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연습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서로의 차이를 조금씩 좁히고, 조금 더 너그럽고 깊은 마음으로 관계를 다져갔습니다.
이 시간이 바로 저를 성장시키고, 내면의 힘을 키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 덕분에 오늘의 평온한 우리 부부가 있는 것이지요.
인생 자체가 ‘다툼’이라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다툼이란 단어만 들어도 부담스럽고 아픈 내면의 상처를 건드리는 듯했지요. 내성적인 저에게 ‘다툼’은 꽤 고통스러운 단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툼 속에서 마음만 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안에서 삶을 배우고 또 다른 공부를 합니다.
무너진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내면을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다툼을 함께했던 이의 마음을 그때는 이해하지 못해도 시간이 지나면 비로소 이해하는 순간이 오기도 하지요.
어쩌면 우리 인생의 길목마다 만나는 모든 단어들이 깊은 뜻과 가르침을 품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툼’이라는 단어 안에서도 인생의 참된 빛을 발견하게 되니까요.
저는 결혼 후 십 년이 지나고 나서야 신랑과 큰 다툼 없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제야 다툼이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서로 소리를 지르며 상처를 주지 않고, 자존심을 세우려 눈을 흘기지 않아도 이제는 현명하게 대화하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대화 속에서 우리는 평온함과 따뜻함을 느낍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다툼에서 도망치지 않고 서로의 내면을 마주하는 시간을 꽤 오래 견뎌온 덕분일 겁니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이해하기까지 1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 시간은 우리 사랑의 든든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고통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것도 없습니다. 다툼 속에서 도망가지 않고 부딪히며 깨져도 금이 가지 않도록 방법을 찾는 것은 평생의 숙제일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에 다투지 않는 가족도, 다투지 않는 부부도 없을 것입니다. 그 다툼 속에서 사랑은 더 단단해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힘도 더욱 커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아프지 않은 날을 위해 지금 서로를 이해하려는 아픔을 지닌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지지 않을까요?
삶에서 다툼은 피할 수 없는 과정입니다. 때론 마음이 상하고, 때론 깊은 상처로 남기도 하지요.
하지만 다툼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성장을 불러오는 소중한 배움의 장입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부딪히고 이해하려 애쓰는 순간, 우리는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타인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웁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다툼은 우리 관계의 진정한 시험이자 더 단단한 결속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우리는 가끔 이해하기 어렵고 지칠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서로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조금씩 마음의 벽을 허물어갑니다. 그 긴 여정 속에서 우리는 상대를 향한 사랑의 깊이를 더해 가는 것입니다.
다툼은 피하고 싶은 고통스러운 경험일 수 있지만, 그것을 마주하고 도망치지 않는 용기가 우리를 한층 성장하게 합니다. 때로는 상처받고 무너지기도 하지만, 그 상처를 통해 내면은 한 뼘 더 넓고 단단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툼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치유와 성장’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다툼이 두렵거나 부담스러울 때에도 그 앞에서 숨지 말고 맞서 보세요.
그리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 마음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 비록 쉽지 않은 길이지만, 그 길이 결국 더 깊고 진실한 사랑으로 여러분을 인도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사랑과 갈등 사이에서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그 여정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더 나은 나와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