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결혼을 결정하게 된 순간

우린 그렇게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by 유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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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결혼을 결심하게 된 순간이 언제였어요?”

라는 말입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결혼생활이 깊어질수록 이 질문은 점점 더 많은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시작은 흔히 우연처럼 다가오지만, 결혼은 그 우연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하는 순간이니까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잠시 숨을 고르게 됩니다. 그리고 기억의 창을 조심스레 엽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가벼운 농담에 같이 웃던 그 시간, 사소한 다툼에 서로 서툴게 화해했던 날들, 그리고 어느 평범한 날 문득 스쳤던 생각. ‘이 사람이랑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

저희는 원래 누나와 동생처럼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연애를 시작한 후 몇 개월이 지나서야 그 사람이 얼마나 배려심 깊고 따뜻한 사람인지를 깨닫기 시작했죠.

제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을 먼저 물어보고,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언제든 함께 해주던 마음. 밖에 나가면 언제나 제 가방을 자연스럽게 들어주고, 어떤 제안에도 “싫어”라는 말보단 “그래”라는 대답으로 응답해 주던 사람이었습니다. 연애 초반부터 늘 저를 배려해 주고, 져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람. 그런 그의 모습에 서서히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사실 그가 처음 “결혼하자”라고 말했을 땐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당시 저는 29살, 그는 23살이었으니까요. 아직 인생의 초입에 선 그 나이에 결혼이라는 큰 결정을 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죠. 하지만 그 사람은 말뿐이 아니었습니다. 프로포즈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시골로 내려가 제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허락을 받아왔습니다. 그 추진력을 보며 저는 확신했습니다. ‘이 사람은 어떤 일이든 진심으로 마음먹으면 해내는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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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저는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이렇게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을, 나는 또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아니, 없다. 이 사람과 헤어질 자신도 없고, 이 사람 없이 살아갈 용기도 없다.’ 그 대답이 곧 결혼이라는 선택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사람은 수더분하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성격이었으며, 다른 사람들 눈엔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제게는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그가 웃을 때 반쯤 감기는 눈은 정말이지 너무나 귀여웠어요. 무엇보다도 그는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항상 제게 작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사람이었죠.

제가 눈이 많이 나빴을 때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며 묵묵히 돈을 모아 라섹 수술을 시켜주기도 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저는 정말 많은 걸 받기만 한 사람이었어요. 그의 사랑은 거창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조용하고 깊었습니다.

그는 아프다고 하면 약국을 다녀오고, 우울하다고 하면 말없이 산책을 나서주고, 힘들다고 하면 하루 종일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말 한마디 없이도 “나는 네 편이야”라고 말해주는 그런 사랑을 그는 늘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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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희는 자그마한 돈카츠 식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랑의 오랜 꿈이자, 셰프로서의 자부심이 담긴 공간이죠.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쉼 없이 일하면서도, 아픈 날 하루를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늘 감탄합니다. 힘들어도, 지쳐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오늘 하루를 완성해 내는 그 모습에서 저는 매일 사랑을 배웁니다.

초저녁이면 금세 잠에 들곤 하는데, 어느 날 신랑이 조용히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잠결에 깬 적이 있습니다. 일부러 모른 척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 손길에서 묻어나는 따뜻함은 마치 아빠처럼 저를 보호하고 아껴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 손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음식을 만들며, 그는 오늘도 저와 우리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결혼을 결심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후회가 없었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때론 서로 오해로 인해 크게 다툰 적도 있었고, 상처를 주고받은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 속에서 우리는 배웠고, 약속했습니다. ‘다시는 그렇게 상처 주지 말자. 무엇보다 서로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자.’

우리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긴 말이 없어도,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진정한 솔메이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함께 살다 보니, 말보다 더 깊이 연결된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건 아마 함께 흘린 눈물, 함께 견뎌낸 시간, 함께 나눈 사소한 기쁨들이 쌓인 결과이겠지요.

결혼은 단지 행복한 순간만을 공유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때로는 서로의 그림자까지도 품고 가야 하는, 인생의 가장 진한 파트너십입니다. 그래서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반드시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이 사람이 힘들 때, 나는 기꺼이 같이 무너질 수 있는가?’

‘이 사람이 아플 때,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다고 느낄 만큼 깊이 사랑하고 있는가?’

‘이 사람이 가진 상처와 결핍, 그 모든 것까지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질문들에 담담하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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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결정하기 전에는 그저 좋은 사람, 잘 맞는 사람을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 결혼해야 할 사람은, 나의 민낯을 보여도 괜찮은 사람, 내 약함을 감싸줄 사람, 내 일상이 반복되어도 함께 지루하지 않을 사람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내 편'이 되어줄 사람, 함께 있을 때 더 나은 나로 살아가게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야, 그 결혼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듭니다.

결혼은 감정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생활을 공유하고, 시간을 나누고, 꿈을 함께 꾸는 일이니까요. 이 사람이 나의 시간과 노력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인지, 내가 이 사람을 위해 얼마나 변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나 자신을 얼마나 열 수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결혼은 사랑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사랑을 증명하는 과정입니다.

결혼을 결심했던 그때처럼, 지금도 저는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함께 살며 발견한 수많은 사랑의 형태들, 말보다 더 깊은 신뢰, 따뜻한 손길과 같은 작은 일상이 모여 저희의 결혼을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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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도, 저는 매일을 살아내며 깨닫습니다.

이 사람과 함께여서 참 다행이라는 것을.

이 사람과 결혼하기로 결심한 그날의 떨림이,

지금도 제 가슴 안에서 잔잔한 확신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결혼이란, 단 한 번의 결정이 아닌 매일의 다짐이라는 걸

살아가며 더 깊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짐은, 오늘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언젠가 문득 마음 깊은 곳에서

“이 사람이면 될 것 같다”는 결심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그때, 두려움보다 믿음을 먼저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당신의 삶을 얼마나 단단히 지탱해 주는지,

시간이 흐른 뒤에 따뜻하게 알게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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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결정한다는 건 단순히 사랑해서만은 아닙니다.

사랑은 시작일 뿐, 그 사람과 함께 살아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지요.

이 글은 그 시작점,

즉 "결혼을 결심하게 된 어떤 마음의 찰나"에 대한 기록입니다.

어쩌면 누군가의 결혼은 영화처럼 극적인 청혼의 순간일 수도 있겠고,

누군가에겐 아주 평범한 일상 속 말 한마디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저, 이 사람과라면 견딜 수 있겠다 싶었고,

이 사람이 나를 안아주는 방식이

세상 어떤 위로보다 깊다고 느껴졌기에, 결혼을 선택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누군가의 손길이 평생을 걸고 싶어질 만큼 따뜻하길,

그리고 그 온기가 긴 시간을 함께 걸어갈 용기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결혼은 단 한 번의 선택이 아니라 매일의 다짐입니다.

그 다짐이 쌓여 누군가의 '집'이 되어가는 길 위에,

지금 이 글이 조용히 놓여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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