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의 함정
"나만 진심이었던 거야?"
어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을 만날 때는 더욱 '진심'이 중요한 것 같다. 진심이란 진실된 마음 정도로 풀이가 되려나. 사람을 대할 때 진실된 마음이 없다면, 진실한 친구를 사귈 수 없다. 너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다면, 어찌 진실로 사람을 사귈 수 있을까.
“진심을 쏟고, 기대했던 나는 무너져버렸다.
그때 찾아온 감정은 우울이었다.
누군가 내 옆에 있는데, 나는 외로웠다.”
나는 사람을 대할 때 온 진심을 쏟았었다. 하지만 이는 나의 에너지 고갈로 이어지더라. 진심이 오히려 나를 다치게 할 수도 있었다. 마음이란, 항상 주는 만큼 돌아오지 않는다. 심지어 내 기대와는 다른, 직접적인 상처로 돌아올 때는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진심을 다한다는 것은 나의 욕심이었다. 그 욕심이 균형을 무너뜨렸다. 오히려 중요한 이들에게 소홀해져 버렸다. 내가 먼저 지쳐버렸기에, 누구와도 형식적인 대화만 주고받을 뿐이었다. 옆에 누군가 있어도, 나는 외로웠다. 텅 비어있는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해진 이들이 있다. 그런 이들에겐 정말 고마울 뿐이다. 무너져버린 나를 일으켜준 것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잃어버린 이들도 있다. 내가 놓쳐버린 좋은 인연들, 아쉽지만, 그 인연들에 연연할 수도 없다. 그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진심이란 한정적인 자원이다. 누군가 한 명에게 모든 진심을 다할 수도 있지만, 잘 분배해서 사용해야 원활하게 관계를 유지하고, 깊은 관계 또한 이어갈 수 있다. 진심의 분배는 자유의지와 책임의 경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내 인생에서 누가 중요하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나는 함께할 때의 '케미'를 본다. 단순히 누군가와 함께하며 내가 즐거우면, 내가 행복하면, 그 사람에겐 편안히 시간을, 마음을 쏟는다. 하지만 불편함이 우선이라면, 원래 그 사람을 만난 목적 이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함께일 때 미소 지어지는 이들이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저 존재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그런 이들에겐 내 애정과 열정을 다한다.
그렇게 친해진 이들은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언제고 내가 무너져도 다시 나를 세워주는 이들. 참 고맙고 감사한 사람들이다. 모두에게 진심일 순 없기에, 더욱 나를 아껴줄 이들에게 진심이 되기로 했다. 그게 내가 고마움을 표하고,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