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바람의 이름들
바다내음 품은 바람을 안고 걷자니
추억의 바람이 스치웁니다
유모차 안, 작고 작은 아이였던 우리
두 아이와 걷던
한강의 강바람,
우리 집 정원처럼 사계절이 화려한
구리의 호수바람,
옛 정취 가득한 기와집 너머 넘실대던
송도의 하늘바람,
바다물결 넘실대니 선명하게
보이는 롱아일랜드의 바닷바람
늘 그렇게 바람은
우리 주변을 맴돌며 서성이는데,
이제야 돌아보니 여기 있습니다.
이제야 온몸에 느껴지니
바람이 또 불어옵니다.
@작가의 생각노트
바람이 스치는 날,
늘 내 곁에 맴돌던 바람에게 하나씩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강바람, 호수바람, 하늘바람, 바닷바람...
그리움이 머무는 자리마다
바람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람은
단어에게 계절을 입히는 일도 능숙합니다.
새바람, 여름바람, 갈바람, 겨울바람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을 불러내며
시간을 통과합니다.
장소에 닿았다가
계절에 걸렸다가
속도마저 달라집니다.
산들바람, 미풍, 약풍, 강풍...
바람 불어 좋은 날엔
나는 그 바람(風)을 노래하며,
내 안의 또 다른 바람(願)을 더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