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꿈

by 엘리준 Ellie Jun

나는

'나사'입니다.


커다란 비행기

어느 후미진 구석 한 켠을

온몸 비틀어 조여내는

'나사'입니다.


작디작은 나 없이

큰 동체 뜰 수 없다 합니다.


그러기에

온몸으로 부여잡고

매달려

하늘을 꿈꿉니다.


매몰차게 자국난

내 몸의 상흔들로

틈새를 꼭 붙들어

날아오릅니다.


한 번의 아찔한 비행,

날기를 배워버린

'나사'는

또 꿈을 꿉니다.


날자!!




@작가의 생각노트


처음이었다.

'청소년 수련회'에서 마지막 강의를 맡게 된 날,

강단에 서기 전,

나는 한없이 작아졌다.


잘 나가는 강사들의 무리에 끼여

주눅이 잔뜩 들어서는

'괜찮은 척' 하지만 초조함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내가 이 무대를 감당할 수 있을까?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되는 걸까?


심장은 쿵쾅거리고,

손은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그때, 누군가 내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


"커다란 비행기도,

나사 하나 없으면 날 수 없어요."


그 말은

불안으로 잔뜩 굳어진 내 마음에

단단한 용기의 나사 하나를 조여 주었다.


그래,

나는 작고 작은 나사 하나일지 몰라도,

내가 없으면 비행기 안 뜬다.

내가 단단히 조여지면,

마침내 비행기가 뜬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그렇게 주사위는 던져졌고,

나는 당당하게 강의를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내 안에 이런 베짱이 생겼다.


작고 작은 나사면 어때.
꿈꾸며, 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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