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고프다
또 배가 고프다. 하루 종일, 하염없이. 아까 먹은 점심이 부족했던가? 아니, 분명 숨쉬기 곤란할 만큼 배가 빵빵해졌었는데. 당 충전이 필요한가? 달달한 커피에 케이크를 먹은 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손가락은 익숙하게 배달 어플을 찾는다. ‘나를 먹어! 일단 배고프니 당장 시켜!’ 소리치는 배달 음식의 향연 속에서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무엇이 먹고 싶은지도 모른 채,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결국, 아무도 밀지 않은 등이 떠밀리는 것만 같은 기분 속에서 다급히 주문 버튼을 누른다. 일단, 뭐라도 밀어 넣어야 한다. 이 원인 모를 지독한 허기를 달래려면.
어찌 되었든, 맛있는 걸 기다리는 시간은 언제나 설렌다. 들뜨는 마음으로 배달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생각보다 늦어지네? 생각이 들 때쯤, 딩-동! 우렁찬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살포시 음식봉지를 내려놓는 소리에 심장박동 수는 더 치솟는다. 현관문에 귀를 바짝 대고 배달 기사님이 가시기만을 기다리다, 떠나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잽싸게 튀어나가 봉투를 집어 들고 온다.
허기에 잠식된 내 뇌는 여과 없이 음식을 내 뱃속으로 들이밀라는 신호를 보낸다. 늘 그렇듯, 첫 입이 가장 달콤하다. 아, 역시 시키길 잘했어. 허겁지겁 먹어치우다, 문득 어딘가 헛헛하다. ‘에이, 그래도 시켰으니 일단 먹자.’ 하며 애써 헛헛함을 밀어내 버리고 눈앞의 것들을 취한다. 먹을 만큼 먹고 나자, 한계까지 부른 배가 보인다. 배달 어플 등급이 올라감과 동시에 점점 바닥나는 잔고가 보인다. 허무하다. 공허하다. 분명 첫 술을 뜰 때는 오늘 중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는데, 두둑하게 부른 배와 반대로 고파오는 마음을 끌어안아 본다. 역부족이다. 이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채우기에는. 구멍 난 마음의 원천을 알 것도 같은데,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한 나머지 오늘도 모른 체, 맛에 탐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