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을 만끽하다- 강릉 맛집, 놀거리 추천

나를 알아가는 여행

by 나루


혼자 떠나면,
내 마음에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오로지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4월에 14일, 그토록 바랐던 '혼자 여행'을 실현하기 위해 나는 강릉으로 떠났다.


사실 혼자여행을 떠나는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여자 혼자 여행을 가면 위험하지 않냐, 하는 부모님의 걱정은 물론 - 혼자 가면 무슨 재미야? 하는 태클도 있었다. 그런 말들에 대해서는 다 괜찮다고 달래서 허락을 받아냈지만 어째서인지 실현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작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가, 나는 취업이라는 큰 관문을 넘고 4학년 2학기 말에 혼자 부산여행을 떠나려 했다. 주말을 이용해서 버킷리스트를 현실로 만들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달아 이어졌던 면접이 모두 끝나고 긴장이 풀려서였는지, 금요일부터 아주 센 몸살감기가 왔다. 아빠가 숙소도 예약해 주셨고, 많이 기다렸던 여행이기에 정말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 몸 상태로 여행을 가면 힐링이 아니라 고문이라는 생각에 눈물을 머금고 기차와 숙소예약을 취소했다.


그 이후, '꼭 혼자 여행을 가보고 말겠어!'라는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렇게 가게 된 강릉.

혼자 떠나는 데에는 용기가 조금 필요했지만, 그래도 강릉 정도면 가까워서 안심할 수 있었다. 당시에 수목토일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나는 월화에 1박 2일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준비는 간단했다. 숙소를 예약하고 버스를 예매하니 딱히 더 할 것이 없었다.


하늘은 흐렸지만, 마음은 설렜다.

맑고 화장하면 더 좋을 것 같았지만, 이 정도도 나름 괜찮았다. 여행을 취소할 정도의 날씨는 아니었다.

그렇게 도착한 강릉 버스터미널.

먼저 경포해변으로 갔다.


강릉은 가족들이랑 여행 왔던 적이 있지만, 혼자 방문하니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 시내버스를 타니 마을을 더 둘러보게 되었다. 그리고 혼자 있으니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어 여유가 있었다. 혼자라면 바다를 보며 멍을 때려도 되고, 천천히 산책을 해도 되고, 밥을 좀 늦게 먹어도 된다.


근데 마침 배가 고팠다.

식당에 들어갔을 때 주인 아주머니가 좌식테이블 공간에 누워계셔서 적잖이 당황했다.


그래도 바로 주문을 받아서 맛있는 회덮밥 한상을 차려주셔서 감사했다.

그런데 그 시간에 손님이 나밖에 없고, 식당이 너무나 고요했다. 내가 음식을 씹는 소리만이 들려서 약간 체할 것 같을 때쯤, 아주머니가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시작하셔서 숨통이 트였다.


경포해변에서 강문해변으로 걸어가

스타벅스에서 슈크림라테를 마셨다.

봄에만 판다는 슈크림라테를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하늘이 조금 맑아져서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유리알 유희'는 구경하기 좋은 소품샵이다. 예쁜 유리공예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그런데 계속 걸었더니 슬슬 다리가 아프고, 가방을 메고 돌아다니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곧바로 예약해 둔 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혼자 여행을 하니 그 순간의 내가 원하는 선택을 바로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계획은 적당히 여유롭게 세울 수 있었고, 계획을 바꾸더라도 그 결정이 빠르고 쉬웠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의 여행도 즐겁다. 여행지에서 함께하며 그 행복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서로를 너무 신경 쓰고 배려하느라 '온전히' 즐기지 못할 때가 있다. 그래서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는 것 같다.

가방을 놓고 나오니 하늘이 더 맑아져 있었다.

날씨 좋은 날 산책코스로 완벽한 곳이었다.

나는 열심히 걸어서 경포호를 지나 아르떼 뮤지엄에 갔다.

아르떼 뮤지엄은 미디어아트로 유명한 곳인 만큼,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고 감탄이 나오는 장소들이 많았다.


다만, 방문한 날이 월요일이라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람이 굉장히 적었다.

처음에는 한적하니 좋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무서웠다...

어둡고 넓은 내부를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 다른 사람을 보고, 심지어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 헛웃음이 났다.

벚꽃을 구경하며 저녁을 먹으러 갔다.

사진 속 흘러내리는 치즈를 보고 너무 먹고 싶었던 버거다. 기대만큼 맛있었다!


혼자 여행의 아쉬움이라면- 맛있는 걸 먹을 때, 행복할 때, 그 기쁨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이 맛있는 걸 혼자 먹다니!


배부른 저녁식사 후에는 과자 한 봉지와 맥주를 사들고 숙소로 들어왔다.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첫 혼자여행을 자축하며 편안한 밤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바다는 눈이 부시게 예뻤다.


이제 아침밥을 먹으러 갈 시간,

내가 강릉에 간다고 하니 친구가 추천해 주었던 식당으로 갔다.


정말 유명하고 맛집이라고 소문났다는

짬뽕순두부는 약간 맵고 뜨끈뜨끈하고 맛있어서 눈물, 콧물이 나는 맛이었다.

다 먹고 나오는 길에 무료로 비지를 가져갈 수 있어 한 봉지를 챙겼다.


그리고 옆집의 순두부 젤라토로 입가심을 하니 말 그대로

완벽한 식사였다.



이곳은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 그리고 그 누이 허난설헌의 생가터와 기념관, 공원이 함께 있는 장소이다.

키가 큰 소나무가 가득한 공원을 걸으며, 숲내음을 깊이 들어마셨다.

흐드러진 벚꽃 잎

이번 여행에서는 참 많이 걸었다.

그래서 다리는 조금 아팠지만, 그만큼 더 많은 풍경을 천천히 둘러보고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시외버스를 타러 가기 전,

나는 가족들에게 줄 조개빵을 사서 바다 앞 모래에 앉아있었다.


짧지만 알찼던 나만의 강릉 1박 2일 여행을 돌아보며, 앞으로도 종종 혼자 여행을 가봐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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