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빛으로 피어나는 화해의 꽃
매년 부활절이 가까워지면, 밴쿠버의 차가운 겨울바람 끝에 따스한 찬양 소리가 실려 옵니다. 한국과 일본의 목회자들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마음을 모은 ‘굿 미션(Good Mission)’에서 주최하는'가스펠 나잇(Gospel Night)'입니다.
1. 국경과 언어를 넘어선 예배와 식탁의 교제
밴쿠버라는 이국땅에서 비교적 교세가 작은 일본 교회들을 돕기 위해 시작된 이 모임은, 해를 거듭하면서 단순한 교류를 넘어 두 민족 사이의 깊은 영적 연합이자 **'부활의 증거'**가 되었습니다.
한국 목회자들: 정성껏 장소를 마련하고 따뜻한 메인 음식을 대접하며 섬김의 본을 보입니다.
일본 성도들: 정갈한 만쥬와 달콤한 밤양갱 등 정성이 담긴 디저트로 식탁을 완성합니다.
하나 된 예배: 한국어, 영어, 일본어가 어우러진 찬양은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 모인 이들을 믿음의 공동체로 묶어줍니다.
2. 무릎 꿇은 진심, 복음 안에서의 참회
벌써 10여 년 전의 일입니다. 그해 가스펠 나잇에서 잊을 수 없는, 제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한 일본인 목사님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강단에 올랐습니다. 연합의 자리를 마련해 준 한인 동역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던 그는, 갑자기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그는 일제 강점기의 역사에 대해 진심 어린 사죄를 구했습니다.
"일본의 왜곡된 교육 속에 가려졌던 진실을, 굿미션을 통해 알게 된 한국인들의 따뜻함 덕분에 비로소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직접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역사의 진실을 마주했다는 그는,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엎드려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날의 눈물 섞인 사과는 단순한 과거사 청산을 넘어,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형제가 된 이들이 나누는 가장 고결한 사랑의 증거였습니다.
3. 죽음을 이긴 사랑, 화해로 부활하다
진정한 화해는 과거를 잊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함께 정직하게 바라보며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하는 것"임을 그날의 용기가 증명해 주었습니다.
고난 주간을 지나 부활의 아침을 기다리는 이 계절에 그날의 감동을 다시 떠올립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몇 해 동안 참석하지 못했던 가스펠 나잇이지만, 올해는 꼭 그 자리에 함께하려 합니다. 억압과 고통의 역사를 뚫고 피어난 3.1 운동의 정신이, 이제는 타국 땅에서 부활의 기쁨과 화해의 찬양으로 승화되는 그 현장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맺음말: 밴쿠버의 봄을 물들일 복음의 빛
올해의 식탁 위에는 어떤 대화가 오갈까요? 우리의 찬양은 어떤 색깔로 하늘에 닿을까요?
비록 아픈 역사를 안고 있지만, 사망 권세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빛 안에서 서로의 손을 맞잡는 그 시간이, 밴쿠버의 봄을 더욱 아름답고 거룩하게 물들일 것 같습니다. 미움은 죽고 사랑이 다시 살아나는 진정한 부활의 밤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