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day-24

드디어, 마침내 플랭크

by 신나

드디어, 마침내 플랭크

스트레칭부터 시작된 수업으로 처음부터 “아파요”를 외치는 날이 되었다. 스트레칭은 간단해 보이지만 몸을 매트에 착 붙이고 제대로 늘리고 하면 엄청 아프다. 사실 누워서 스트레칭만 잘해줘도 보기 좋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애초에 유연성과 거리가 먼 나 같은 사람은 스트레칭도 큰 결심을 해야 할 수 있다. 오늘은 맨몸 운동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고통의 런지와 팔 굽혀 펴기. 팔 굽혀 펴기는 일전에 크로스핏을 다닐 때 조금 늘었던 이후 좀 유지가 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하면 억지인가? 늘 팔 굽혀 펴기를 할 때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던 것 같다. 런지도 맨 몸 런지가 봉 위에 다리를 얹는 것보다 잘 되는 것 같다. 봉 위에 다리를 얹는 것은 이상하게 뒷다리가 더 아프고 정작 엉덩이에 자극이 잘 가지 않는다. 나는 다른 부위도 근육 사용법을 잘 모르지만 유독 엉덩이 근육을 사용하지 못한다. 오늘 매트에 엎드려 진행한 슈퍼맨 동작에서도 엉덩이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나름 힘을 주고 조인다고 조이는데도 안 된다. 하체 비만이고 엉덩이에 살이 많은 편이라 근육이 과하게 축적된 지방 아래 너무 깊게 숨어있어서 힘을 줘도 티가 나지 않는 것인가? 이런 걸 물어보면 좀 웃긴가? 이럴 때 여자 트레이너가 절실하다. 물론 트레이너는 회원을 볼 때 산부인과나 항문외과의 의사가 환자와 환부로만 보이듯 쉐잎을 만들어야 하는 지방 덩어리로 보이겠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운동하는 곳이야말로 가장 원초적이고 인간적인 장소다. 간혹 운동을 하면서 풀 메이크업에 예쁜 옷을 입고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편하게 온다. 나 같은 경우 맨 얼굴에 펑퍼짐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간다. 머리빨, 옷빨, 화장발 등 모든 빨들을 제거하고 얼굴은 온통 구겨지며 헉헉 숨을 몰아쉬고 너무 힘들면 일단 아무 곳이나 몸을 기대거나 거침없이 눕게 되는 장소, 그곳이 바로 운동하는 곳이다. 트레이너와 회원의 관계도 어쩌면 본성을 가장 잘 알게 되는 관계이다. 사람이 원래 힘들 때 진짜 성격이 나오는 법 아닌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장소 그곳이 바로 운동하는 곳이다. 나 같은 경우도 운동이 너무 싫고 힘들다 보니 나보다 한참이나 어리고 지금까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던 트레이너에게 이렇게나 징징거리고 불평을 하고 옆에 있어도 의식하지 않고 드러눕기도 다반사다. 내 몸을 마치 수건이나 밀가루 반죽 뒤집듯이 휙휙 돌리고 거침없이 손을 대도 셰프의 손에 들린 밀가루 덩어리처럼 조물거림 당하고 있게 된다. 어쩌면 너무 지쳐서 영혼이 탈출해 저항할 기력도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오늘의 마지막 운동은 드디어 마침내 플랭크다. 플랭크 역시 스쿼트 만큼이나 각기 비슷한 듯 다른 이론과 박사님들이 넘쳐나는 운동이다. 어깨 밑에 팔꿈치가 일직선으로 와야 한다는 둥 머리부터 등 엉덩이 발까지 일직선이 되어야 한다는 둥 엉덩이가 들리면 안 된다 아니다 등등 수많은 각자만의 비법이 있는 운동이다. 내 트레이너 선생님은 누구나 플랭크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어떤 설명 하나 없이 그냥 엎드린 후 팔과 발로 지탱하게 했다. 그런 다음 골반을 살짝 말아주는 느낌으로 복근을 같이 말아서 버티라고 하셨다. 플랭크를 복근운동의 영역으로 본다면 이 방법은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구현한 탁월한 설명이다. 하지만 플랭크는 전신운동 아닌가? 물론 나는 복근과 골반을 말기 전부터 버티기 힘들었고 조금 말았을 때는 20초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플랭크를 마지막으로 해 본 지 10년은 된 상태라 어떤 의문이나 질문도 할 수준이 못 되었고 이미 앞선 운동들로 지쳐서 복근을 위한 팁만 습득한 채 마무리했다. 다음번이 여행 전 마지막 수업인데 그때 다시 정확히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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