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day-23

안 끼는 곳이 없는 창의력..

by 신나


안 끼는 곳이 없는 창의력..

다다음 주부터 약 3주간 여행을 떠나게 되어 수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나의 이런 소식에 선생님은 청천벽력 같은 표정으로 “3주면 그동안 한 운동이 다 리셋이 될 텐데,,”라며 걱정하셨고 나는 “제가 리셋이 될 것이 있나요?” 하는 의문을 가졌다. 무튼 여행을 다니는 동안 아무래도 평상시보다 많이 걷게 될 것 같아 유산소는 대체를 해본다 해도 근력운동은 숙소에서 간단히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에 밴드를 이용한 운동을 몇 가지 배워서 가기로 했다. 오늘은 밴드를 이용한 상체 운동을 배웠다. 먼저 어깨운동으로 두 발로 밴드를 밟고 선 후 밴드를 양손으로 길게 잡고 옆으로 벌리는 운동이다. 밴드를 이용한 사례레(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라고 볼 수 있겠다. 정확히 어깨 아래팔 위쪽에 자극이 왔다. 다음으로는 같은 자세에서 팔을 옆이 아닌 앞으로 똑바로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으로 역시 비슷한 부위가 자극이 온다. 세 번째는 팔 안쪽이 위로 오게 팔을 돌린 후 밴드를 조금 더 짧게 잡고 팔은 팔꿈치까지 고정시켜 두고 팔 하완만 바깥쪽으로 보냈다 가져왔다를 반복하는 운동이다. 이 동작은 내가 가장 없애고 싶어 하는 팔 안쪽에 자극이 오는 동작이다. 밴드를 짧게 잡을수록 원하는 부위에 더 자극이 온다. 너무 느슨하게 잡는 경우 전완근만 아프다. 마지막 상체 운동도 내가 가장 없애고 싶어 하는 그 부위다. 팔뚝 운동을 할 반대쪽 발로 밴드를 밟고 다른 발은 밴드가 뒤로 오게 위치해 선다. 팔로 밴드를 쥐고 높이 들어 올린 후 팔꿈치까지는 고정이고 아래 부분만 팔 상완 안쪽 근육의 힘으로 접었다 폈다를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아령으로 했던 팔 운동과 같은 동작이 된다. 그러고 보면 운동도 꽤나 창의적인 영역이다. 하여간 이놈의 창의력은 안 끼는 곳이 없다. 창의적인 인간은 주변에 흔하게 놓인 물건이나 가구 혹은 내 몸 하나로도 아이디어틱하게 여러 가지 운동을 할 수 있다. 물론 이 정도 경지에 오르려면 운동을 오래 했거나 운동에 특출 난 재능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밴드만 있으면 굳이 헬스장에 오지 않고도 나름 골고루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무게를 늘릴 수 없어 한계가 있긴 한데 밴드의 탄성을 조절해 가면서 하면 거창하게 바디 프로필을 찍을 계획이 아닌 이상 누구나 간단히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처럼 의지를 돈으로 사야 하는 사람은 무용지물일지도. 선생님조차 내가 과연 여행지에서 오늘 배운 이 운동들을 할 것인지 의문을 가졌다. 연신 “안 하실 것 같은데..”하면서 의심했다. 상호 신뢰감이 이렇게나 없다. 밴드 운동이 어렵지는 않아서 나름 좀 잘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하체에 오면 말이 달라진다. 하체는 이래나 저래나 스쿼트와 런지이고 그것은 늘 고문이니까. 탄성이 있는 넓은 고무 밴드를 허벅지에 끼고 스쿼트를 하면 되는 간단하지만 아파 죽겠는 운동이다. 오늘도 나의 괴로운 신음으로 운동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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