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아들에게 보내는 성교육 편지>

by 스테르담
화성과 금성의 차이


금성의 대기는 밀도가 매우 높고 건조하며 뜨겁다.

반면, 화성의 대기는 매우 희박하고 차갑다. 이러한 차이 때문일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Men are from mars, Women are from Venus)'는 남녀 관계의 바이블, 연애의 교과서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수 천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어. 40년간 관계 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존 그레이 박사가 25,000여 명의 커플과 상담을 통해 남녀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의 원인을 규명한 책이란다. 그가 말하는 핵심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의 본질적인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갈등이 격화되는 것이라는 거야. 그는 남자는 화성에서,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로 이성(異城) 간 발생하는 오래된 논쟁을 풀어나가. 각각 전혀 다른 언어와 사고방식을 가진 행성에서 왔지만, 지구에서 오랫동안 살고 적응하면서 그 서로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잊어버렸다고 말하면서. 그러고는 상대가 자기가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원할 거라고 믿게 되는 거지. 갈등은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단다. 남녀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빠가 항상 강조하듯, 다름과 틀림은 구분해야 하는데 다르다고 무조건 틀리다는 인식이 서로에게 치명적인 무기가 되어 상처를 남기게 되는 거야.


이 책이 말하는 핵심 메시지를 응축한다면, '사랑은 마법과도 같고,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 만일 남녀가 서로의 차이를 기억하기만 한다면.'이란다.


언제나 아빠가 강조하듯, 갈등의 원인과 차이의 규명을 곱씹으면 우리는 더 나은 관계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어.


화성과 금성의 공통점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행성과학자 데이비드 브레인이 이끄는 연구진은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E)와 금성 탐사선 비너스 익스프레스(VE)의 관측자료를 비교한 끝에 두 행성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두 행성의 대기층은 놀랍도록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해.


ME와 VE의 자료에 따르면 두 행성의 가스층을 구성하는 전하 입자들은 모두 태양풍과 태양폭풍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고, 연구진은 “금성과 화성은 매우 다른 성질을 갖고 있지만 두 행성에는 본질적으로 같은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어. 금성과 화성의 대기는 모두 이산화탄소 95%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의 대기는 대부분 질소이지만 연구진은 지구의 대기도 한 때는 이들 두 행성과 비슷했을 것으로 봤지.


남자와 여자라는 존재도 그러하지 않을까.

다르지만 같고. 같지만 다른 것을 각자 가지고 있음으로 해서 갈등과 화합. 이해와 배려를 해 나아갈 수 있으니까. '본질적으로 같은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란 말은, 남자와 여자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지향한다.'라고 해석될 수 있을 거야. '남자'와 '여자'는 '사람'이란 종으로 묶일 수 있고, 사람이란 종이 살아가기 위해 구사하는 생존의 발버둥과 그 다양성만큼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만들어낸 원인이 되었을 테니까.


즉, 남자와 여자는 생존을 위한 본질적이고 공통적인 지향점을 가지되, 각자의 생물/ 사회학적 차이를 서로 나누고 갈등하고 이해하며 진화해왔다는 이야기야.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함께 살아 나아가기 위한 지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 무엇하나 절대적인 건 없다고 아빠는 믿어.

우리의 신념과 관념. 생활 방식과 관습은 상대적인 것이지. 원시 시대의 남자는 밖에 나가 동물을 잡고, 여자는 동굴 안에서 아이를 낳고 육아에 전념해야 했던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생활 방식과 관념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이르러 너무나도 상대적인 것이 되었지. 남자가 돈을 벌고, 여자가 육아를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간 시대착오적이며 성 감수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말 테니까.


이러한 변화 속에서 남자와 여자는 어떠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고, 또 서로 함께 지혜롭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를 해 줄게.

엄마와 아빠는 연애하는 동안, 각자의 일이 있었어. 그러나 둘째가 태어나고는 우리는 결단을 내렸지. 아이 둘을 키우기 위해선 육아가 중요하다고 말이야. 그래서 (전통적인?) 방법을 택해, 아빠는 밖에 나가 경제활동을 하고 엄마는 오롯이 육아에 전념하고 있어. 더더군다나 우리 집은 아빠가 해외 주재원으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구분이 더 엄격하게 행해지고 있지. 해외에서 너희를 돌보기 위해서는, 엄마의 수많은 노력과 케어가 필요하거든.


이것은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저래야 한다는 이데올로기가 아니야.

우리 가족이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생존방식인 것이지. 때로 아빠는 '화성에서 온 여자', 금성에서 온 남자'의 비유가 정말 맞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 엄마의 냉철한(?) 판단이 아니었으면 집 평수를 넓히지 못했을 거고, 또 엄마의 말이 아니었다면 너희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놓칠 뻔하기도 했으니까. 엄마는 마음이 여리고, 울기도 잘 우는 성격이지만, '엄마'라는 페르소나를 쓰고 난 뒤에는 누구보다 강한 사람으로 거듭났어. 감정이나 기분에 좀 더 영향을 받는 아빠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도움을 많이 준단다. 참 신기하지? 아빠는 나름대로 이성적이고,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돌아보면 너희 엄마 말이 거의 다 맞더라니까.


이건 비단 아빠만의 생각은 아닌 듯해.

또한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도 아니고. 유럽이나 미국 화장실 방향을 알려 주는 문구를 보면, 생각보다 꽤나 많은 곳에 아래와 같은 글귀가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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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역할을 달리해왔어.

생존을 위해 말이지. 역할을 달리했다는 건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거야. 단, 차이로 인한 역살의 관념과 시대적 요구가 계속하여 변하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해. 다시 말하지만 이 세상에 절대적이고, 영원히 고정된 건 없어. 고정관념은 생각과 판단의 효율성을 높여 주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고정된 생각은 폭력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리가 돼.


존 그레이 박사가 말한 것처럼, 너희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을 곱씹어야 해.

그것을 인정해야 해. 차이점을 인정해야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지혜와 여유가 생긴단다. 그렇다면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더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공동의 무기가 될 수 있어.


차이점을 인정해라.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지 마라.

이해가 되지 않으면 다시금 차이점을 떠올려라.

함께 잘 살기 위해, 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깊은 대화로 나누어라.


남녀의 사랑은 순간적인 설렘만이 아니야.

순간적인 설렘이 끝난 후에 이어지는, 함께 맞이해야 할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서로 돕고 배려하고 이해하며 나아가느냐에 따라 주어지는 끊이지 않는 축복의 과정임을 아빠는 힘주어 말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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