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표 101가지 삶의 지혜>
잘 들어라.
살다 보면 무엇이 더 중요한지 가늠해야 할 때가 있다. 대개 이러한 갈림길에서, 세상은 묻는다. 이것일까, 저것일까. 예를 들어보자. 인생은 속도일까, 방향일까. 한 가지 팁을 주겠다. 이러한 종류의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질문에 넘어가지 마라. 한 가지를 골라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라. 정답을 맞히겠다는 욕구에 현혹되지 마라. 답은 늘, 질문 안에 있는 두 가지 다다.
현명한 사람은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다.
두 가지 중 하나가 답이 아니라, 그 두 가지를 어떻게 조화시키며 살아가느냐에 집중한다. 질문의 의도는 그 둘 다 중요하니, 그 경중을 헤아리란 뜻이다. '경중(輕重)'은 말 그대로 가벼움과 무거움을 말한다. 중요함과 중요하지 않음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너희가 마라톤에 출전하기로 했다. 전 국가대표 선수에게 특훈을 받는다. 발에 물집 잡히지 않고 뛰는 법. 남들보다 속도를 더 빨리 내는 법. 숨 고르는 법. 수분 섭취 간격 등. 완벽하게 너희는 그 선수의 모든 것을 받아내었다. 그리고 열심히 뛰었다.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그런데... 아차! 결승선은 저 반대편에 있다.
또 하나.
이번엔 방향을 정확히 헤아렸다. 그런데 달릴 힘이 없다. 그냥 귀찮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다. 남들은 저 앞으로 튀어 나간다. 의욕이 사라진다. 이러한 경우라면, 결승선이 어디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세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라,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시대다.
'방향'은 '왜(Why)'다.
'속도'는 '어떻게(How)'다.
방향을 알려면 '지혜(경험)'이 필요하고, 속도를 내려면 '에너지(의지)'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어떻게'에 매몰되어 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외국인과 대화하지 못해도 영어 시험 점수만 높으면 된다. 의대만 갈 수 있다면 적성이나 의도는 필요 없다. 앞서 든 예시처럼, 결승선의 방향은 파악하지도 않은 채 죽어라 뛰고 있고, 그 뛰는 방법(How)에 상상도 못 할 돈을 쏟아붓고 있다.
다시. 인생은 속도일까, 방향일까.
둘 다 중요하다. 그 둘은 상반되거나 독립적인 것이 아니고, 별개의 것도 아니다.
그 둘은 '선순환을 위한 상호보완'의 관계다.
'방향'을 먼저 헤아리고, '속도'를 낼 줄 알아야 한다.
'왜'를 먼저 알고, '어떻게'를 습득해야 한다.
'목적'을 먼저 세우고, '목표'를 정해야 한다.
세상이 던지는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으로 맞서라.
경험을 통해 에너지를 쌓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