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부조리극>
인간은 나는 것들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환상은 내가 하지 못하는 것, 불가능한 것으로부터 야기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욕망에 대한 동경이다.
날개는 억압된 욕망과 이상을 상징한다.
비유로 치자면 이는 '자유'에 해당하며, 많은 문학 작품에서 자유의 상징으로 날개는 사용된다. 이상의 소설 '날개'엔 이와 반대된 '소외와 고립'을 나타내는 용도로도 날개는 쓰인다. 오히려 날개를 가진 자가 그렇지 않은 자들과의 괴리 속에서 스스로를 소외하고 고립하는 모습에서, 현실과 이상의 간극 그리고 소외된 개인이 탄생한다.
날개를 가진 것들엔 발이 달려있다.
우리는 그것을 간과한다. 발이 달려 있다는 건, 언젠간 잠시라도 날갯짓을 멈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력을 거스르는 것 같지만, 그러하지 못하기에 발이 있고, 그러하기에 땅에나 나무에 발을 디뎌야만 한다는 걸.
날면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자유롭게 날면 모든 걸 떨쳐 버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발이 달린 모든 것엔, 날개가 있다고 해서 삶의 모든 게 해결되진 않는다.
부조리란 그런 것이다.
자유를 갈망하게 하고, 날개를 통해 자유를 앙망하게 하지만, 그것들에 발을 붙여 놓음으로써 중력을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명시하는.
날개를 붙여 놓은 자체가.
날개에 자유라는 이미지를 덧댄 그 자체가.
참으로 우스운, 삶의 부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