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인문학을 만났을 때>
골프는 매우 특별한 운동이다.
야구, 축구와 같은 스포츠는 점수를 (상대방보다) 많이 내야 이긴다. 그런데 골프는 오히려 점수를 적게 내야 한다. 남들보다 '덜' 처야 한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운동이 또 있을까?
육상 경기나 클라이밍, 수영과 같은 운동은 시간을 단축하는데 의미를 둔다.
다만, 이러한 운동은 '시간'과 연관되어 있고, '공'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공을 가지고 하는 경기 중에 점수를 적게 내야 이기는 스포츠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점수를 적게', '더 적은 타수'를 기록해야 이긴다는 건 무얼 의미할까?
첫째, 실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둘째, 체력은 물론 정신력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긴장감을 가지면서도 제 기량을 발휘해야 한다.
잠깐, 위 세 가지를 우리 '삶'에 비유해 보면 어떨까.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실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사회생활에 발을 내디딘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대개는 벼랑 끝에 있거나, 아슬아슬한 외줄에서 줄타기하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실수 하나로 인생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세상의 이치를 잘 알고 있다. 고로, 실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한다.
20대까지, 우리는 모두 '성장'했다. 이후의 '성장'은 '사회적 성장'이다. 몸은 더 크지 않아도, 자기 계발이나 사회적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도태된다. 스스로를 성장시키려면, 체력과 정신력을 제대로 가다듬어야 한다. 둘 중 하나를 놓치면 안 된다. 그 둘은 같이 가야 한다.
삶은 긴장의 연속이다.
잠시라도 방심하거나 마음을 놓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불행은 안도의 한숨에서 자라나기도 하고,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문제는 더 큰 문제가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긴장은 연속될 것이며, 그러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우리는 살아내야 한다. 가지고 있는 능력치를 모두 끌어올려서라도.
스윙 후에 몰려오는 건, 만족감보다는 후회다.
99번의 아쉬움과 1번의 만족감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삶도 그렇다. 99번의 행복하지 않은 순간과 1번의 행복한 순간. 한 번의 제대로 된 샷과, 한 번의 행복한 순간으로 우리는 또 하루를 버텨내고, 다음과 내일을 기약한다.
점수를 적게 내야 이기는 운동이라.
매 스윙마다, 매 샷마다 골프란 스포츠가 우리네 인생과 닮아 있어 꽤 자주 흠칫한다.
그보다는, 원하는 대로 가지 않는 공에 더 흠칫하긴 하지만.
[종합 정보]
[신간 안내] '아들아, 나는 너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
[신간 안내] '무질서한 삶의 추세를 바꾸는, 생산자의 법칙'
[소통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