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2 생각하지 않으면...(토론요약)

하브루타 독서토론 두번째 후기

by 리얼팔

가정의날 주간은 가족과 함께 보내며 쉬는 바람에 평소보다 일주일 늦춰진 만남이었지만, 그 기간동안 독서의 여운을 되새기고, 질문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이날은 텐션 넘치는 새로운 하베르 ‘써니’님의 등장으로 한층 분위기에 활력이 돌았고, 깊이 있는 질문과 응답 속에서 신앙, 공동체, 교회 시스템 전반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질문 1. 생각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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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감 능력의 상실”, “제대로 된 자녀 교육 안됨”, “창의적 시너지 효과 불가”라는 세 가지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생각은 곧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태도이자,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느낀바를 나누었습니다.

써니님은 "질문을 던지면 ‘시비 거는 거냐’는 반응에 질문하지 않게 되고 결국엔 신앙의 열정도 식어버리게된다"고 이야기하며, 생각 없는 신앙은 열정의 고립을 초래한다고 말했습니다.

첨맘으로님은“아이히만은 생각을 안 한 게 아니라, 고착된 생각만 반복한 것”이라고 말하며, ‘세뇌된 생각’ 또한 반성 없는 삶의 다른 이름이라 짚어주셨습니다.

준파이퍼 님은 이 질문에 덧붙여 "질문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로 질문을 확장하며, 질문 없는 삶이 곧 생각 없는 삶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셨습니다.


질문 2. 지금 나는 어디에서 생각 없이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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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의견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는 습관을 지적하는 의견. “다수가 옳다고 믿는 순간, 소수의 희생은 사라진다”는 점을 반성하며, 비판적 사고와 용기 있는 반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고.

첨맘으로 님은 "우리 교단 안에서 ‘강도권’을 가진 목사만 설교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문화가 만연해 있다"며, 말씀의 해석과 선포까지 목회자에게만 맡겨버리는 구조를 지적했습니다.

브리스길라 님은 “질문하는 아이들을 통제하려는 교회의 문화가 있며 가정에서부터 질문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써니님 “남편이 신앙에 대해 논리적으로 질문할 때 대답을 못해 화를 내게 된다”며, 답을 주는 훈련보다 질문을 허용하는 태도의 부재를 지적했습니다.

SK회장 님은 대기업 재직 시절 회장에게 질문했다가 좌천된 경험을 나누며, 질문은 권력을 흔드는 행위일 수 있다는 현실적 고민을 공유하셨습니다.


질문 3. 나는 지금 어떤 ‘주의(主義)’에 빠져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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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적으로는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성직주의와 직분주의의 영향 속에 있었음을 나눴습니다. 교회주의, 성경주의, 신앙주의, 남성중심주의 등 다양한 ‘주의’의 함정들을 정리하면서, 본질보다 형식에 안주하는 교회 구조가 생각 없는 신앙을 낳는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써니 님은 “성경을 잘 모른다는 부끄러움, 목사님을 비판하면 벌받을 것 같다는 두려움, 질문하면 ‘믿음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를 이야기하며, ‘생각 없이 순종하는 습관’이 내 안에 뿌리 깊게 박혀 있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하감 님은 편찮으신 몸으로 이 때까지 듣고만 계시다가 드디어 이야기 보따리를 푸셨는데 이날 토론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말씀이었습니다. 여성 리더십에 대한 여성들의 내면화된 저항이 있고 장로로 여성은 적합하지 않다는 말이 여성들 입에서 먼저 나왔다는 점은, 성차별의 기원이 꼭 남성에게만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라마드’와 4세대 제자훈련: 배우는 사람에서 세우는 사람으로


준파이퍼 님은 하브루타 방식의 성경 읽기와 토론이 단순한 소통 기법이 아니라, 제자훈련의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디모데후서 2장 2절 말씀을 언급하며, 제자훈련은 한 세대를 넘어 다음 세대를 일으키는 연속적인 흐름임을 강조합니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전하고, 디모데는 충성된 사람들에게 전하고, 그들은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 — 이것이 제자훈련의 4세대 흐름입니다.”


이러한 구조를 그는 독특하게 “거룩한 다단계”라고 표현했습니다. 마치 거룩한 네트워크처럼, 한 사람이 말씀으로 세워지면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세우고, 그렇게 제자들이 계속해서 제자를 낳는 방식입니다.

이때 중심에 있는 핵심 개념이 바로 히브리어 ‘라마드(לָמַד)’입니다. 이 단어는 매우 특별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배우다(learn)’와 ‘가르치다(teach)’라는 뜻이 동일한 어근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성경적 배움이란 단지 지식 습득이 아니라, 누군가를 가르치고 세울 수 있는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준파이퍼 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배운 자는 반드시 가르쳐야 합니다. 배우기만 하고 멈춘 것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제자입니다.”


이러한 배움과 가르침의 연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질문하고 대화하며 성경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공동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강조점이었습니다. 하브루타는 그런 의미에서 말씀을 중심으로 한 ‘세움의 문화’를 다시 회복시키는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질문하는 공동체, 살아 있는 예배

— 청년 공동체 예배 사례


준파이퍼 님은 자신이 이끄는 청년 공동체에서의 예배가 단순한 설교 청취나 감정적 감동에 그치지 않고,‘질문과 응답, 해석과 실천’이 하나로 엮인 살아 있는 예배가 되도록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들은 매주 한 성경 본문을 중심으로 7~10개의 질문을 만들어 함께 나눕니다.
각자가 질문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보고, 이후 공동체 안에서 토론하며 자신의 해석을 나누고, 다른 이의 시선을 경청합니다.

그런 다음 목회자는 토론된 흐름을 반영하여 본문을 강해설교로 정리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단 한 번의 예배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본문을 10일에서 길게는 2~3주간 반복하며 깊이 해석합니다.

이러한 예배는 듣는 자와 말하는 자가 나뉜 예배가 아니라,모든 구성원이 함께 묻고, 함께 듣고, 함께 성장하는 ‘디브리핑 예배’입니다.
이 안에서 청년들은 단지 수동적 예배자가 아닌 말씀을 해석하고 가르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납니다.

이처럼 질문을 중심에 두는 예배는, 하브루타가 말하는 "공동체적 배움"의 본질이 예배의 형식 속에서도 온전히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파르데스(PaRDeS): 성경을 깊이 읽는 네 겹의 창


성경은 한 구절로도 평생을 묵상할 수 있을 만큼 깊은 텍스트입니다.
준파이퍼 님은 성경을 깊이 있게 해석하기 위한 고대 유대 전통인 ‘파르데스(PaRDeS)’ 방법을 소개하며, 오늘날 교회 교육이 이 네 겹의 이해 구조조차 대부분 놓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파르데스는 히브리어로 ‘낙원’을 뜻하는 단어이지만,이 단어의 네 글자는 각각 성경 해석의 네 단계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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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샤트 (Peshat) — 문자적 의미
: 본문이 드러내는 가장 기본적이고 직접적인 뜻입니다.
예: 예수께서 “나는 양의 문이라”라고 하셨다면,
이 말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이해하는 단계입니다.


레메즈 (Remez) — 암시적 의미
: 본문이 암시하거나, 간접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상징적 해석을 읽는 단계입니다.
이는 성경 전체의 맥락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하나님의 뜻을 탐구하게 합니다.


데라쉬 (Derash) — 연결과 응용
: 성경의 다른 구절들과 연결하고, 현재 삶에 적용 가능한 교훈을 끌어내는 단계입니다.
예를 들어 예수님의 ‘포도나무’ 비유를 구약의 이사야 5장의 포도원 심판 이야기와 연결하는 방식이 이에 해당합니다.


소드 (Sod) — 신비적·영적 의미
: 성령의 인도하심 안에서 발견되는 깊은 통찰, 곧 신비의 영역에 해당하는 해석입니다.
이는 인간 이성의 한계를 넘어서는 하나님의 계시와 인도하심을 묵상하는 단계입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조차도 대부분은 이 첫 번째 단계인 ‘페샤트’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없이 성경을 읽기 때문입니다.”


준파이퍼 님은 파르데스를 활용한 성경 해석이 단순히 지적인 훈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는 사람을 세우는 방식이라 강조했습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 던지는 또 하나의 질문


한 목회자는 한 강연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가 빠져 있는 중요한 착각을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회심하지 않아도 숫자만 늘면 부흥이라고 부릅니다. 그건 부흥이 아닙니다. 나이는 들었는데 다 영적인 아이들이에요. 저는 한국 교회가 예수님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국 교회가 예수님의 가르침, 초대교회의 변화,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잃어버린 채 이벤트 중심, 설교 중심, 조직 운영 중심의 사역에 몰두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진정한 사역의 핵심은 “사람을 세우는 일”이며, 그것은 곧 복음을 전하고, 회심을 돕고, 양육하며,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세우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회는 조직 그 이상입니다. 사람을 세워야 공동체를 세울 수 있습니다.”

진짜 제자훈련은 프로그램을 돌리는 기술이 아니라, 한 사람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실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살아가는 목회자의 삶을 통해 성도들이 따라오고, 결국 모든 성도가 사역자가 되는 교회, 제사장을 세우는 제사장의 공동체가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비전이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고, 복음으로 양육하고, 복음의 공동체를 세우는 일입니다. 이것은 목회자만이 아니라 모든 성도가 함께 감당해야 할 사역입니다.”

이 메시지는 하브루타가 제안하는 제자훈련의 철학과도 그 결을 같이합니다. 한 사람이 배우고, 질문하고, 가르치고, 다시 누군가를 세우는 그 거룩한 다단계 흐름. 그 중심에는 단지 지식을 쌓는 ‘교회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는 제자가 서 있어야 한다는 본질적 회복의 외침이 담겨 있습니다.


나는 질문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은가?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누군가의 종이 된다.”

질문하지 않으면, 익숙함과 권위, 문화에 안주하게 되고 결국 ‘신앙’은 사라지고 ‘시스템’만 남습니다.

나는 계속해서 질문할 것입니다.

성경을 향해, 목회자를 향해, 내 신앙을 향해.

내가 먼저 생각하고,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것이 하브루타가 말하는 진짜 제자훈련, 그리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함께 생각할 질문


지금 내 신앙에서 질문이 사라진 영역은 어디인가?

내가 질문을 두려워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다시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부터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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