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왜 손님은 멀리서 오고, 가까운 사람은 안 올까
“가끔은 진짜 서운해요.”
“같이 운동하던 친구,
내 가게 한 번도 안 왔어요.”
이 말, 진짜 많이 들었다.
심지어 가족조차 단 한 번도 안 왔다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그 말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단 하나다.
‘너무 당연하다.’
사람은
‘가까운 사람’에게 더 많이 기대한다.
그래서
기대만큼 실망도 더 크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기대가 애초에 잘못된 거라는 거다.
지인은 손님이 아니다.
손님은 ‘필요’가 있어서 오는 사람이고,
지인은 ‘관계’로 연결된 사람이다.
이 둘을 혼동하면
가게도 망가지고,
관계도 망가진다.
한 사장님은
자신의 지인이 오면 무조건 공짜로 줬다.
그게 ‘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건
“이 집은 가면 공짜야”라는 소문이었다.
그 사장님은
결국 손님도, 관계도 다 잃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나는 전주에 산다.
한옥마을 주변 남부시장에서
절친 어머니 가게가
유명한 남부시장 콩나물 국밥집을
어릴 때부터 운영했다.
20대 초에 소방관으로 근무했을 시절
남부시장 즉 재래시장은
화재 취약시설로 분류되어
새벽동안 순찰을 돌았다.
친한 친구집이니 새벽에
콩나물국밥집을 자주 갔었다.
당연히 어머님은 언제나
공짜로 먹고 가라고 했다.
몇 번 공짜로 먹게 된 이후에는
가지 않게 되었다.
정확히는 어머님이 일하실 때는
피해서 가게 되었다.
돈을 안 받으시니 갈 수가 없다.
국가지원사업컨설팅은 매년 해드리지만
지금도 혹시 굶고 가도
밥은 먹고 왔다고 한다.
이유는 한 가지
돈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어머니라서 명절 때마다
찾아뵙긴 하지만
(명절에 절친 5인이 서로의 부모님을
방문하여 인사하는 행사를 보낸다.
물론 모두 전주에 사시니 가능하다.)
그래도 공짜밥은 불편하다.
나는 이렇게 조언한다.
“지인은 오면 감사한 거고,
안 와도 그게 정상입니다.”
그리고 덧붙인다.
“진짜 손님은… 멀리서 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이다.
멀리서 오는 사람은
오직 맛, 가격, 서비스만 보고 온다.
가까운 사람은
나의 감정까지 함께 보기 때문에
그 무게가 다르다.
멀리서 온 손님이
진짜 ‘시장 반응’이다.
그 반응이 없으면…
그건 가게의 ‘매력 부족’ 일뿐이다.
나는 말하고 싶다.
가까운 사람 탓하지 말자.
그 사람들은
우리 가게의 팬이 아니라
내 인생의 ‘지지자’ 일뿐이다.
가게의 팬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가게 안에서, 손님의 만족으로,
브랜드로, 경험으로.
지인은 외롭고 힘들 때 전화할 사람이고,
손님은 외롭고 힘들어도
맛으로 위로받으러 오는 사람이다.
이 둘은 다르다.
그러니 가게 문 열며 이렇게 생각하자.
“오늘도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가게는 그렇게 자란다.
지인이 아니라,
'진짜 손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