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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장. 손님은 '선택'이 아닌 '확신'을 원한다.

51장. 손님은 '선택'이 아닌 '확신'을 원한다.(메뉴편 심화)

by 리얼흐름

이젠 지겹겠지만 메뉴이야기 보충수업이다.

한 번은 이런 가게에 간 적이 있다.

입구 간판엔 ‘국수·덮밥·백반·돈가스·짬뽕·제육·칼국수’

들어가자마자 메뉴판이 벽을 가득 채웠다.

심지어 배달앱에선 20가지가 넘는 메뉴가 등록돼 있었다.


그리고 나는 사장님께 물었다.

“이 중에서 자신 있는 메뉴가 뭔가요?”

사장님은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다 자신 있어요.”


그게 문제였다.


손님은 '선택'이 아니라 '확신'을 원한다

현대인은 매일 선택에 지친다.

스마트폰 하나 살 때도

냉장고 고를 때도

심지어 점심 메뉴조차 스트레스다.


그래서 손님은

메뉴판을 보고 안심하고 싶어 한다.

"아, 이 집은 돈가스 잘하겠구나"

"여긴 짬뽕 하나만 시키면 되겠네"


하지만 메뉴가 20가지가 넘어가는 순간

손님의 머리는 멈춘다.

그리고 무난한 메뉴를 시키고,

그냥 평범하게 먹고 나간다.


더 심한 경우엔

“뭘 시켜야 맛있는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아예 주문을 포기하고

다른 집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메뉴가 많을수록

주방도 지치고

브랜드도 무너진다.

재료관리가 복잡해진다.

맛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손님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

가게의 정체성이 사라진다.


그러니 제발 제발

전체 메뉴를 출력해서 하루 매출에 얼마

기여하는지 분석하고

하루에 1개도 안 나가는 메뉴는 과감히 삭제하며

메뉴 수를 줄이는 대신 ‘조리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손님에게 "뭘 먹어야 할지 알겠는 메뉴판"을 만들어라.

주방 동선을 고려해 메뉴 간 재료 겹침을

늘려야 수월하다.


사람은

‘많아서 좋은 것’보다

‘확신이 드는 것’을 선택한다.


내가 ‘칼국수집’이라고 기억하는 집이

사실 김치볶음밥이 더 맛있다고 해도

손님은 그냥 칼국수를 먹으러 올뿐이다.

그게 브랜드고,

그게 생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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