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제출명령
구상금 청구 소송 중이던 어느 날 세무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무슨 일 있으세요? 세무서에서 문서제출 명령을 받았다고 하는데 저한테 전화가 왔어요. 그리고 형제분이 민원도 계속 냈나 봐요. 세무서에서 그걸로 떠들썩한 것 같아요."
"아. 예. 그게 저희가 소송 중이라 그런 게 간 것 같아요. 얘기하자면 긴데 현재 제가 지불한 비용과 상속세 구상금 청구 소송 중이에요. 그런데 신고에 불만이 있는 것 같아요."
"상속세 신고는 해야 합니다. 안하면 더 큰 문제가 생겨요. 그럼 제가 세무서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더 알아보고 전화 다시 드릴게요." 세무사가 전화를 끊었다.
세무서에서의 소란스러운 이야기가 내 귀에까지 들리다니...
세무서의 골치 아픈 민원인이 다름 아닌 나의 형제였던 거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6개월 이내에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때 일을 처리해 주셨던 세무사님이 전화를 주신 거였다. 세무서도 공격적인 민원과 법원명령이라는게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신고를 했던 세무사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던 모양이었다. 우리의 상속세 신고는 잘 마무리 되었지만 누구도 그 비용을 내지 않아 내가 지불했었다. 상속세까지 일부는 내가 부담했다.
세무서에 민원을 넣은 것도 그리고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한 것도 세금 신고에 대한 불만때문이었다.
언니는 내가 지불한 상속세 신고 비용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했다. 상속세 신고 자체를 문제삼았다.
감정평가비도 내가 냈는데 감정평가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무사는 감정평가를 하는 것이 추후에 도움이 되기때문에 하라고 권했었다.
세무사는 절차대로 신고했을 뿐이었다.
소송에서 세무서는 법원에 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언니는 세무서가 서류발급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신청을 하였고 법원은 두 차례 추가 명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재판은 수개월 지연되었다.
세무서에서 제출한 자료는 수백 장에 달했다.
이 자료에서는 아무런 허위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언니의 주장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나 뿐 아니라 세무사, 세무서까지 아무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정작 본인은 기한 내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세무사의 요청에 따라 모든 일은 어머니와 내가 처리했다. 이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그들의 논리는 궁색했다. 그렇다고 해서 상속인 모두 체납자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아직도 의아한 점은 문서제출명령으로 받은 해당 자료는 세무서에 가서 당사자가 요청하면 언제든지 받아 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이다.
<법률 팁>
문서제출명령이란
소송을 하다 보면,
입증해야 할 자료가 상대방이나 제삼자에게 있는 경우가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있어도, 그걸 증명할 문서나 자료는 상대가 쥐고 있는 상황.
이럴 때 법원이 “그 자료 제출하세요”라고 명령할 수 있는데,
그게 바로 문서제출명령이다.
쉽게 말해, 법원이 필요한 증거를 강제로 끌어내는 장치다.
상대방이 거부하면 오히려 불리한 판단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이 명령은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된다.
원고 피고 누구든 소송 중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경우처럼 때로는 소송을 지연시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