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짝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더니...
이틀 사이에 남의 귀한 아들 둘이나
울리고 말았잖니.
아무튼, 민방공 훈련 그날 이후
천하장사와 다시 이어졌어.
그렇게
잘 지내는가 싶었는데
“저, 어머니가 만나보라는 여자가…”
“친구가 소개해 준다는데…”
어허, 또
소개팅 얘길 그리 태연하게 하다니...
사실 천하장사도 나도
연애 경험은 없는 숙맥들이었지.
그일 때문에 저번에도 위험했지만
솔직하게 얘기하는 모습이 싫지 않았어.
그래서 이 남자 서너 차례 소개팅
하는 걸 눈감아 줬거든?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카페를 운영하는
천하장사 친구 부부를 만났어.
그 친구 와이프가 예쁘더라.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나랑 여고 동창이었어
요즘 말하는 일진
몰려다니고 설치는...
내심, 기분이 별로더라고
그걸 알리 없는 천하장사가 세 살 난
그 집 아들을 안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게다가 그 동창이
천하장사 취향 저격이더라
늘 말하던 눈 크고 늘씬한.
그런데 그 얘가 이러는 거야.
“이번 주말에 친구 미진이 한번
만나보시겠어요?”
'와, 내가 있는데 저런 말을?'
진짜 얄밉더라.
천하장사가 단칼에 거절할 거라 믿었지.
그런데 웬걸.
“아, 좋지요. 시간 말씀해 주세요.”
내 귀를 의심했어.
그뿐인 줄 아니?
그 집 세 살 난 아들한테는 또 이러더라.
“아니, 넌 왜.. 나를 닮았니?”
(그럼, 지들 둘이...)
농담이라도
그게 쉽게 할 소리니?
그러면서
날라리 걔랑 히히덕거리는데
'저 사람이 저런 애랑 맞는 수준이었나?'
속이 뒤집혀서 정말 못 봐주겠더라.
"저.. 먼저 갈게요!"
천하장사가 순간 당황해서 입을 달싹거리는데
듣지도 않고 카페를 나와버렸어.
"미진이든 영숙이든 다 만나라
이 나쁜 자식아!"
"여자 보는 눈도 없는 자식,
내 앞에 얼씬대기만 해 봐라"
"진짜 실망이다!!"
아주 화가 단단히 나서
길에서 씩씩댔어.
그 후로 천하장사가 연락을 해도
받지 않았어.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얼마 후
천하장사한테 편지가 온 거야.
다른 여자들 관심 없다고,
미안하다고
자기 무게 춤 보여주고 싶었는데
안 만나도 좋은데
이별여행은 꼭 가고 싶다고…
칫, 꼴도 보기 싫었는데 또 편지를 보니
진심이 전해지는 거 있지.
'안 만나도 좋은데...?'
묘하게 그 말에 설득되었어
남자랑 단둘이 여행은 처음이었지만,
욱! 하고 끝낸 건 아니다 싶고
마지막 좋은 모습으로 남기자 싶더라.
그래서 당일치기(?)
이별여행을 가기로 했어.
참나
지금 생각하면 그게 맞는 거였나 싶다.
후회할 일?
"그럴 일은 내 사전에 없다"고 자신했지.
어떻게 됐냐고?
바다도 좋았고, 회도 맛있었어.
그런데 말이야.
가볍게 생각하고 갔던 여행인데
천하장사가 갑자기
미친 듯이 술을 들이붓더라.
그러더니
아픈 자기 가정사를 털어놨어.
그러면서 자기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라고...
차를 끌고 간 사람이
운전은커녕 술이 떡이 돼서
드러누워 버렸다는 거 아니냐.
이별여행?
그 허울 좋은 당일치기는
그렇게
1박 2일이 돼버렸어.
근데,
나에게도 비슷한 가정사로
마음이 많이 아프던 시기였지.
그렇게 얄밉던 사람이
한없이, 불쌍하게 보이는 건 뭐라니?
아. 푸른 바다야!
자유로운 갈매기야!
그게 뭐였는지
말 좀 해주라.
그렇게
"이별여행"은
"신혼여행"으로 이어지고 말았어.
과묵한 사람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
그 한마디가
프러포즈를 대신했고
마치, 그 꿈을 일궈낼 중대한 책임감이라도
부여받은 듯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말았어.
결혼식 사회?
키다리 친구가 봤지.
그런데,
키다리가 우리 결혼식 날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진 거 있지?.
“10년 후에 보자 웩웩!!.”
그 뜻을
한참 뒤에서야 알았지 뭐니?
그날
군부대 식당 옆 육교에서
"첫 뽀뽀" 했던 날 기억나니?
키다리는 언급한 적도 없는
"이별 통보"를 천하장사가
내게 했다는 거... 참나!
190 가까운 키다리,
108킬로 천하장사.
이 사람들
나랑 인연 될 일
절대 없다고 장담했는데…
"운명의 짝"이 될 줄 누가 알았겠니?
10년 후,
두 거구의 남자들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지...
궁금하지 않니?
***"운명의 남자! "
쑥스러워서
친구한테 들려주 듯 이어왔는데
어떠셨나요?^^
대단찮은 스토리
마지막까지 구독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