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DINOS. 무엇보다 아끼고 애정하는 팀 이름이다. 하지만 첫 만남은 낯설었다. 다이노스? 모티브가 공룡이라고? 우리와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모든게 의문 투성이었다.
창단이 확정되고 한동안 이들은 'NC소프트 야구단' 혹은 '제 9구단'으로 불렸다. 기존의 8개 구단명이 흔히 동물에서 모티브를 따오기에 'NC소프트 야구단' 역시 강한 동물의 이미지를 차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맴돌았다. 허나 호랑이(KIA타이거즈), 독수리(한화이글스), 사자(삼성라이온즈) 등 쉽게 생각 할 수 있는 맹수는 기존 야구단의 심볼로 활용 중이었다.
작명을 둘러싸고 재미난 해프닝도 일어났다. 한국아구데이위원회에서는 'NC AGUS(엔씨 아구스)'라는 이름을 제안하였다. 정체가 독특한 이 협회에서는 마산의 명물이 아구찜인 점, 생선 '아귀(아구,는 사투리)'와 스포츠 '야구'의 발음이 비슷한 점을 제안 배경으로 삼았다. 또한 AGUS(한글명 '아구'에 복수 S를 붙인 것)의 의미를 멋지게 해석하였다. All Guys with Ultimate Stamina - 최상의 전력을 가진 모든 사내들.
네티즌 사이에서도 다양한 작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건 'NC MOUSE(엔씨 마우스)'이다. 십이간지 중 대표격인 쥐의 재빠르고 재기발랄한 이미지가 있었다. 컴퓨터의 핵심 장비인 마우스와 중복 의미가 담겨 IT산업 기반의 모기업과 연결고리가 생긴다는 의견도 보였다. 허나 아무래도 구석진 곳으로 숨어다니고 천적이 많은 동물을 상징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추측성 구단명에 대하여 구단 측은 아직 미정이라며 소문을 일축하였다. 그리고 창원시와 함께 공개적으로 구단명 공모에 나섰다. 마침내 2011년 5월 22일 'NC 다이노스' 라는 이름으로 최종 선정되었다. 창원시에 공룡 화석이 많이 남아 있다는 둥 지역의 이미지를 고려하였다는 해석에는 다소 억측이 보였지만 공룡이라는 선택에는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도 좋아하는 팀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한편 여름 초입에는 선수 영입에 나섰다. 먼저 6월 말에 스카우트 팀을 주축으로 마산야구장에서 공개 트라이아웃을 개최하였다. 테스트에 참가하기 위하여 전국에서 응시자들이 몰려 왔다. 이들은 각기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왔는데 몸 담았던 프로 구단에서 방출되었던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2차에 걸친 트라이아웃에서 최종적으로 22명의 선수가 선발되었다. 불펜 투수 김진성, 대주자로 활약하는 이상호가 이를 발판으로 NC에 입단하여 지금까지 뛰고 있다.
그 해 8월, NC는 처음으로 신인 드래프트에도 참가하였다. KBO의 모든 구단을 만나는 공식 행사에 첫 참석인 것이다. 기존 8개 구단이야 연례 행사에 그치지만 NC로서는 굉장히 설레고 뜻 깊은 자리가 아닐 수 없었다.
동국대의 노성호, 부산고의 이민호는 신생 구단의 우선지명권을 통해 사전 선택되었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휘문고의 박민우가 NC의 첫 번째 픽을 받았다. 이 날 NC에게는 총 15명의 선수를 추가 영입하였다. 까까머리 어린 선수들에게 임시 유니폼을 입혀 놓자 실로 프로 야구단이라는 실감이 났다.
NC의 창단과 함께 KBO의 신인 지명에도 변화가 있었다. 2차 드래프드다. 페넌트레이스 종료일을 기준으로 전체 선수 중 40명의 보호 선수, 군보류 선수,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 선수를 제하고 나머지 선수가 대상자이다. 지명권 행사는 1차와 마찬가지로 구단 자율이다. NC는 총 일곱 명을 지명하였다. 당시 두산 소속이었던 이재학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었다. 2010시즌에 단 한 차례 선발 등판 경험이 있고 이듬 해에는 통째로 재활하느라 시간을 보내었다. 즉시 전력감과 다소 거리가 있을지도 모르는 알쏭달쏭한 이 선수는, 2년 뒤에 오직 2개의 구종만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키고 말았다.
<목차> NC다이노스 때문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