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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우리에게 정직의 상징입니다.

by 지구지고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까, 사랑받는 그 순간보다 흐뭇한 건 없을까♬’

한국인이 하는 발음의 한국어 노래가 울려 퍼진 건 아마 방글라데시에서 처음인 듯했습니다. 같이 봉사활동을 했던 코이카 프로젝트 단원 7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코이카 협력 활동으로 한국어 노래 대회를 방글라데시에 한국어 노래가 울려 퍼진 건 노래 대회 계획을 하고 20일이 지난 9월이었습니다. 당초엔 11월로 예정을 하고 진행했으나 방글라데시 선거가 1월에 있고 선거철이면 정국이 혼란스럽다며 9월로 앞당겨서 하라는 주문이 들었습니다. 아직 노래대회의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여서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지 않았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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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대회 명칭을 ‘2023 방글라데시 TTC 한국어 노래 대회’로 정하고 포스터가 만들진 건 그다음 날이었습니다. 장소는 신 선생님이 근무하고 있는 다카의 한방직업훈련원(BK TTC)으로 정해졌습니다. TTC 별로 예심을 하고 행사 장소까지 학생들을 수송하는 계획이 세워지고 참석 인원 파악까지 1주일도 채 걸리지 않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식의 준비는 착착 진행되기보다는 허둥지둥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상품 목록을 정하고 전자제품 상가를 통해 구입했습니다. 기념 티셔츠는 흰색 면티에 김홍도의 그림 <서당>을 인쇄하는 것으로 확정하고 500개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모든 것이 시간이 없으니 당초 계획 한 것에서 수정 없이 무조건 추진 됐죠.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내가 근무하는 마이멘싱 TTC에서는 노래 대회 출전 예심을 한다고 하니 교장 선생님은 물론 일본어반, 영어반 선생님과 학생들이 몰려와 예심을 위해 준비한 학생들이 함께 즐겼습니다. 흥을 돋우기 위해 일본어반 선생님이 찬조 출연으로 노래 한국 뽑아 주기도 했죠.


그런 속성 계획을 마친 후 학생들의 반응은 내년에도 또 할 거냐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마치 한국 사람이 노래하는 것처럼 정확하게 발음했고 잘 불렀습니다. 얼마나 많이 연습했는지 연습의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심사를 위해 참석하신 교민 분들은 방글라데시에서 한국 관련 행사에 이렇게 많은 방글라데시 사람이 참석한 건 처음 보는 것이라며 준비에 수고했다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노래 대회가 끝나고 얼마 후 외교부에서 주최하는 제1회 공공외교 우수사례공모전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공모의 주제는 ‘공공외교를 통해 해외에 대한민국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증진한 경험'이며, 문화 교류 및 예술 공연 행사, 스포츠 국제 교류, 국제 교육 및 학생 교류 등 다양한 분야’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행사와 연관이 있겠구나 싶어 공공외교 우수사례에 제출했습니다. 우리가 했던 일을 솔직하게 풀어낸 수기 형식의 글이었습니다. 그 공모전에서 단체부문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다음은 수기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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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생님, 저에게 또 하나의 꿈이 생겼어요."


“선생님, 저 꿈 또 있어요.”

“뭐예요?”

“방글라데시 사람에게 한국 노래 가르칠 거예요.”

“왜요?”

“한국 노래 정말 좋아요. 말 예뻐요.”


마이멘싱 TTC에서 EPS-TOPIK을 공부하는 지아(Zia) 씨는 한국에 가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요즘 꿈이 하나 더 늘었다. 한국에서 일하면서 한국 음악을 공부해 방글라데시에 돌아와서는 한국 노래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는 지난 한국어 노래대회에서 인기상을 받았다. 요즘 지아 씨는 한국 노래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한국 노래에 푹 빠져있다. 매일 한국어 노래를 흥얼거릴 정도다. 지아 씨가 한국어 노래를 처음 접해 본 것은 마이멘싱 TTC 한국어 교실에서 한국 선생님이 쉬는 시간에 틀어준 음악을 통해서다. 지아 씨는 매스컴이나 인터넷 활용이 그리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더구나 EPS-TOPIK 시험에 합격해 빨리 한국으로 취업해 갈 생각이 조급해 한국 문화를 알고자 하는 마음은 조금도 가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KOICA 봉사단에서 TTC에 한국인 교사로 온 최선묵 선생님을 통해 수업 중간중간에 듣는 한국 문화와 한국의 영상, 한국 노래는 꿈의 세계처럼 보였다고 했다. 게다가 지난 2023년 9월 21일 다카에서 열린 한국어 노래대회에서 본 풍경은 충격과 감동이었다. 방글라데시의 7개 도시에서 모인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의 희망과 열정에 찬 모습들,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한국 선생님들의 세심한 배려와 풍성한 한국 문화 프로그램, 제시간에 착착 진행되는 질서 정연하고 깔끔한 마무리.


'이런 세상이 있었다니……, 이런 나라에 가서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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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OICA 프로젝트 봉사단 '방글라데시 엔젤스'


그것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KOICA 프로젝트 봉사단으로 올해 1월 16일 방글라데시에 파견된 7명의 봉사단원에게 주어진 임무는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으로 취업을 위해 EPS-TOPIK 시험을 준비하는 TTC의 한국어반 청년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현지인 한국어 교사의 역량을 높이는 일이었다. 한국어 교원 자격을 갖춘 그들은 임무 수행을 위해 EPS-TOPIK 교재를 PPT와 교안을 만들어 상향 평준화된 교수법으로 교실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일이었다. 거기다 우리 단원들의 과도한 열정이 더해서 학생들의 예습 복습과 정확한 발음을 위해 '아차, 코리아 자보'라는 유튜브까지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 EPS-TOPIK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2000개의 EPS-TOPIK 연습 문제까지 한 개씩 PPT로 만들어 별도의 EPS-TOPIK 문제 풀이 반까지 운영했다. 매일매일 오전 오후 운영되는 수업 양만으로도 하루가 벅찼다.


그러나 7개 도시의 임무지로 파견되고 그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방글라데시의 문화와 그 문화가 형성된 환경을 이해해야만 했다. 무더위와 우기라는 자연환경, EPS-TOPIK 응시자 선발 방법, 절대적인 종교적 생활 리듬, 가난과 실업률로 인한 좌절감……. 그래도 희망을 찾고자 TTC 한국어반을 찾아온 청년들은 의식이 깨어있다고 봐야 했다. 그럼에도 당연한 듯 반복되는 지각과 결석, 그것은 곧 쉽게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는 습관화된 좌절과 맞물려 있었다. 그 마음을 먼저 희망과 열정으로 채워주는 것이 급선무였다.


'우리가 먼저 열정을 보여주고, 우리가 먼저 내어주고, 우리가 먼저 약속을 지키고, 우리가 먼저 뭐라도 보여주자. 미안해서라도 힘을 내 따라 하도록. 우리는 그들이 그토록 가고 싶어 하는 꿈의 나라, 한국 사람이다.' 그 마음으로 우리 일곱 명의 봉사단은 각자 임지에서 아무도 시키지 않는 '뭐라도' 했다.


한국 문화 체험으로 삼계탕을 끓여 먹이고 김밥을 싸서 먹이고 떡볶이를 만들어보고 제기차기도 윷놀이도 투호 놀이도 한국 영화 보기도 하며 한국 문화를 통해 한국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정기적인 줌 회의를 통해 교육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공유하며 우리들은 나날이 교육의 질을 높여 갔다.


다카 BK TTC 신oo 단원, 마이멘싱 TTC 최oo 단원, 나라양간지 BIMT 윤oo은 단원, 꾸밀라 TTC 임oo 단원, 파브나 TTC 김oo 단원, 라즈샤히 TTC 장oo 단원, 롱푸르 TTC 이oo 단원은 날마다 임지에서 방글라데시 청년들과 한국어로, 한국 문화로 교감을 이루어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최선묵 단원의 "우리 다 함께 협력해서 7개 TTC 학생들이 모두 모여 한국어 노래대회를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라는 제안을 듣는 순간, 우리 봉사단원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7개 TTC가 모두 모일 수 있는 행사장이 있을까, 교통이 안 좋은 현실에서 수업도 수시로 결석하는 학생들이 과연 지방에서 다카까지 올까, KOICA에서 1,000달러를 지원해 준다 해도 예산이 부족할 텐데, 학생들 차비는, 점심에는 한국 음식 체험도 해야 하는데 고작 우리 7명이 그 많은 음식을 어떻게, 이동하거나 행사장이 혼잡하여 혹시 사고라도 나면……. ‘ 그 정적 속에 봉사단원들의 머릿속에는 행사하기 위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혼란스럽게 스쳐 지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무모한 도전에 불씨는 댕겨졌다.


3. 방글라 청년들에게 한국 문화를 보여주고 즐기게 하자


‘2023 방글라데시 TTC 한국어 노래 대회’는 한국어 노래를 접하게 함으로써 한국어 교육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었다. 부수적으로 이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아는 방글라데시 사람을 확대해 한국인과 소통하는 방글라데시 만들기에 기여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방글라데시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노래대회를 한번 해 보자는 결의는 바로 실천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난관은 곳곳에서 우리의 행동을 막아섰다. 8월 말에 계획을 확정하고 11월에 실시하려던 것이 갑자기 9월로 당겨졌다. 방글라데시는 선거 기간이 다가오면 정국이 불안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국에서 공수해 와야 하는 물건들을 이동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고 다카 행사장 마련과 여러 가지 필요한 물건들을 맞추고 찾아와 줄 사람도 필요했다. 더욱 문제인 것은 7명이 대면으로 만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지방에 각자 따로 거주하면서 만나는 것은 온라인에 의한 만남뿐이었다. 우리는 각각 너무 멀리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실제 준비 시간은 20일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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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oo 단원이 작성한 계획서가 KOICA 본부에서 통과되자 임oo 단원의 재빠른 솜씨로 온라인에 유포될 포스터가 만들어졌다. TTC별 온라인에 올리고 신청자 접수가 시작됐다. 20일의 시간 속에서 우리들의 마음은 바빴지만 이곳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늘 여유다.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인샬라’ 방글라데시에서 ‘과연 20일 만에 모든 준비를 끝내고 한국어 노래대회를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 속에서도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 7명은 역할을 나누어 준비에 돌입했다. 한국어 노래대회, 한국 문화 OX 퀴즈, 한국 문화 체험으로 한복 입기, 한국 음식(떡볶이) 체험, 한국 놀이 체험으로 제기차기 대회가 준비됐고 역할 분담이 이루어졌다. 각자 임지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만드는 작업이 시작됐다. 행사장 공간 활용과 음식 분량을 예측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신청자 신청을 받았지만 가장 큰 걱정은 약속을 잘 지킬 수 없는 현지 실정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어 노래대회 참여자는 8명의 단원들이 근무하는 TTC에서 예선을 거쳐 2명씩 선발하기로 했다. 제기차기도 TTC 별 예선을 통해 5명을 선발했다.


한국어 수업이 끝나면 한국어 노래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노랫말을 통해 한국어 뜻을 알려주자, 학생들은 노랫말이 아름답다며 좋아했다. 그렇게 몇 곡의 한국어 노래를 가르치고 나자 예선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이 늘어났다. 7개의 TTC에서는 조용히 치르게 될 것이라 예상했던 예선이 뜻밖의 큰 행사가 되고 말았다. 교장선생님이 참석했고, 일본어반과 영어반 학생, 선생님들이 대거 참석했다. 교장선생님은 인사를 통해 "한국어로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어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 문화가 세계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만큼 한국 문화, 한국어 공부에 더 열심히 해 줄 것"을 당부하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다카 BK TTC의 신oo 단원은 행사장을 알아보고 다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품들을 마련하느라 수업이 끝나고도 발에 땀이 나도록 늦은 밤까지 돌아다녀야 했다.


파브나 TTC의 김oo 단원은 500인분의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 한국 재료를 택배로 구입하고 방글라데시 양념으로 한국의 떡볶이 맛을 내느라고 가르치는 제자들과 함께 몇 날 며칠을 씨름해야 했다.

롱푸르 이oo 단원은 제기차기 규칙을 만들고 규격화된 제기를 만들어 각 TTC에 파견된 단원들은 제기를 직접 만들어 학생들이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


라즈샤히 장oo 단원은 한국 문화를 알리는 OX 퀴즈 100개를 만들어 미리 참여자들이 한국 문화를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왔다. OX 선을 따라 이동하느라 혼잡을 더해 사고라도 날까 염려하여 폴리스라인을 만드는 세심함도 보였다.


나라양간지의 윤oo 단원은 한복 체험을 위해 한복을 빌리고 포토존의 멋진 한국 배경 사진을 찾느라 눈이 충혈되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임oo 단원은 사회 시나리오를 짜고, 현지어 사회자와 소통했다. 그렇게 각자 임지에서 초읽기를 하며 행사 준비에 분투하는 사이 그날은 다가왔다.


4. 한국이 하면 뭔가 다르다


2023년 9월 21일 오전 10시, 드디어 '한국어 노래대회'의 막이 열렸다. 행사를 위해 우리 단원들은 전날 다카에 집결했다. 전일에 다른 행사가 있어 치워지지도 않은 행사장을 먼저 청소하고 행사 중 학생들의 동선을 예상하며 무대 시설과 좌석 배치, 안전한 이동을 위한 폴리스라인 설치에 돌입했다. 단원들은 힘을 모아 직접 청소를 하고 플래카드를 달았다. 밋밋한 무대에 경복궁 사진을 중앙에 세우고 전날 다른 사람들의 행사에서 버려진 풍선으로 무대를 장식했다. 참석자들의 한복 문화 체험과 포토 존을 위해 한복 등신대와 한국 문화 포토 월을 세웠다. 한국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하고 떡볶이를 만들 준비를 완료했다. 한국에 대한 의미를 조금이라도 더 깊이 심어주기 위해 모든 것을 한국에서 공수해 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기념품으로 김홍도의 ‘서당’ 그림을 전면에 새겨 넣은 면티와 한국 민속 열쇠고리를 준비했다. 참가 신청을 받으면서 옷의 크기까지 기재하도록 하는 등 밤잠을 설치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준비하고 연습했다. 우리가 행사를 위해 전체가 만난 것은 행사 전날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놓친 것이 없도록 체크했다. 한국이 하면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정성껏 준비했다.


관건은 행사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냐는 것이었다. 강당의 의자는 400석, 떡볶이를 위해 500개의 그릇을 준비했지만, 오전 9시 노래대회 참가자 순서 뽑기가 시작됐는데 참가자의 반은 오지 않았다. 걱정 속에 10시가 다가오자, 행사장을 가득 차기 시작했다. 가장 먼 지역의 세 개 롱뿔, 파브나, 꾸밀라TTC 학생들이 10시가 조금 넘어 들어서자 강당은 가득 차 일부 참석자들은 자리가 없어 서서 행사를 구경해야만 했다.

무대 위에서 학생들은 평소 연습 이상으로 실력을 발휘했다. 같은 목적을 갖고 한국어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방글라데시의 전국 곳곳에서 모여 함께 한국 노래를 부른다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은 흥분했고 열광했고 강당은 후끈 달아올랐다. 흥을 이기지 못한 친구들은 무대 전면으로 뛰어나와 함께 춤을 추며 즐겼다. 강당을 꽉 채운 열기는 TTC 전체로 퍼져나가 급기야는 학교의 다른 과 학생들이 '뭔 일이야' 하고 들렸다가 눌러앉아 새로운 관중이 되었다.


이날 노래 대회 참가자는 16명, 제기차기 대회 40명, 한국 문화 OX 퀴즈 400명, 한국 음식 체험에 550명이 함께 했다. 모두 한국 음악, 한국 문화에 흠뻑 빠져 한국어 노래대회를 즐겼다.

5. "한국은 우리에게 정직의 상징입니다."


한국어 노래대회가 끝나고 각자의 임지로 돌아온 단원들이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은 “노래 대회 내년에도 하나요?”이다.

“왜요?”

“내년에는 저도 한국어 노래 연습해서 꼭 나갈 거예요.”


학생들은 그날의 열기와 감동을 잊지 못하고 한 달이 지난 지금도 한국어 노래를 흥얼거리고 새로운 한국 노래를 공유하며 노래 연습을 한다. 한국 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한국어 공부에 전과 다른 열정을 보인다. 노래대회에 참가했던 학생은 학생대로, 응원했던 친구들은 친구들대로 노래를 통해 한국어를 더 많이 알게 되었고 한국 문화와 한국어 공부에 대한 의지가 강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9월에 한 한국어 노래대회 여파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미치고 있다.


초청 내빈들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였음에도 질서 정연한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방글라데시에서 보기 드문 질서 정연한 모습이라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의 참여 열기와 응원 등 젊은이들의 열정을 보고 방글라데시에 한국어 열기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도 전했다.


노래대회가 끝난 후엔 SNS가 후끈 달아올랐다. 학생들의 SNS를 통해 많은 사진과 동영상이 유포되었으며, 유튜브 영상은 하룻밤 사이에 2,000회가 넘는 조회 수를 나타내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지역의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져 한국어 노래대회를 보도한 신문도 생겼다.


행사 후 한 학생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한국은 우리들에게 정직의 상징이에요. 한국이 하면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전에는 한국에 가서 돈을 벌고 싶었지만, 이제는 한국에 가서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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