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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Week

by 지구지고

한방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Korea Week(코리아 위크)가 시작됐다. 오늘 2023년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한다. 25일과 26일은 문화 행사로 실시되고, 27일은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린다. 한국 문화 행사는 한국 전통놀이로 투호, 제기차기, 팽이치기가 열렸다. 사진 부스에서는 근정전 촬영, 어진 촬영이 있다. 한복 체험은 어느 행사나 빠지지 않는다. 우리 봉사단은 행사 전통놀이와 사진부에 배치돼 활약했다.


나는 근정전 사진을 찍어 주고 안내하는 역할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특히 한복을 입어 보려는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특히 많았다. 더러는 한 번 입은 한복을 벗지 않고 계속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빙글빙글 돌며 동영상을 찍었다. BTS의 춤을 추는 여성분은 한국이 꿈의 나라라고 말했다. 한 남성은 나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이 옷 이름이 뭐예요?’, ‘방글라데시에서 살 수 있어요?’ 살 수 없다고 말하자 실망한 눈치였다. 살루아 카미즈를 방글라데시 어디에서나 살 수 있듯이 한국의 대부분 시장에는 한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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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루아 카미즈는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즐겨 있는 옷이다. 평상시에도, 특별한 날에도 이들은 살루아 카미즈를 입는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한복은 이제 특별한 날에 입는 예식의 의복이 되었다. 아주 예쁘다. 화려하다. 복잡한 미학이 숨겨져 있다. 한복은 한국 사람들이 입었던 평상복이었다. 한복은 살루아 카미즈와 달리 단순함에 그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다.


평면의 옷이 사람의 몸을 통해 입체적인 미로 재탄생한다. 저고리의 곡선은 한옥의 기와지붕의 곡성을 닮았다. 팔을 벌리면 그 팔 아래로 물결 모양의 곡선이 편리함보다는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진 옷임을 짐작케 한다. 목을 브이 자로 감싼 하얀 동정은 어느 한복이나 똑같다. 새끼손톱 폭 크기의 하얀 동정은 날렵하게 생겼다. 동정의 끝은 뾰족하게 만들어 생동감을 살렸다.


젖가슴만 살짝 가릴 수 있는 짧은 저고리 단은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을 법하다. 그 부끄러움을 가릴 수 있게 한 것이 옷고름이다. 옷고름의 폭은 손가락 하나 길이다. 길이 1m는 됨직한 옷고름을 엄지와 검지 사이로 살짝 들어 올려도 하나가 남아 옷에는 흠이 가지 않는다. 한쪽을 들어 올려 입가로 가져가면 수줍음을 감추는데 제격이다.


옷고름은 두 가지 기능을 한다. 짧은 저고리에서 아래로 축 늘어뜨려 짧음을 감추려는 트릭이 하나요, 저고리 깃 양쪽에 붙어 옷을 꼭 여밀 수 있게 한 잠금장치가 하나다. 하지만 짧음을 감추려는 의도에선 성공한 줄 모르겠지만 잠금장치라고 하기엔 너무 허술하다. 잠금장치로 꼭 묶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풀기 좋게 묶었다. 먹고살기 어려운 시절 빨리 묶고 쉽게 풀어야 했을 고단함이 그 안에 배어있다. 아니면 한복을 만든 이의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저고리의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것은 치마다. 젖가슴에서 발아래로 퍼져 내려간 치마는 한복의 완성이다. 짧은 저고리 단을 보완하기 위해 치마는 젖가슴 위에 동여맨다. 열린 선을 왼쪽으로 하고 땅에 끌릴 듯 말 듯 입는 게 매력이다. 저고리 단 속에서부터 발까지 넓게 퍼지는 치마는 누가 입어도 안정감을 준다. 얼굴과 저고리, 치마의 비율은 인체 미학의 완성이다. 입는 사람을 더 예쁘게 만들고, 고운 자태와 웅장함은 입은 사람의 품위를 높인다.


많은 여성이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그중에 대표는 신윤복의 <월하정인도>의 여인이다. 화려한 한복 사진이나 그림이 많지만 <월하정인도>를 꼽는 것은 한복이 가진 수줍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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