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위에서 나를 되찾다.

죽고 싶을 때는 성형을 해

by 정혜영작가


매트 위에서 나를 되찾다


미용실 거울 앞에서 짧아진 머리를 보면서 생각했어.

'이제 뭐하지?'

집에 돌아왔어.

거울을 봤지. 전신 거울.

머리는 산뜻해졌는데, 몸이 문제더라.

처음 깨달았어.

내가 얼마나 방치했는지.

7년 동안 그를 만나면서, 이별 후 몇 달 동안,

나는 나를 돌보지 않았어.

스트레스는 먹는 걸로 풀었지.

치킨, 피자, 떡볶이, 아이스크림. 밤에 혼자 먹었어.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마음이 허해서.

당연히 살이 쪘어.

거울 속 나를 봤어.

균형이 무너진 몸.

요가 강사인 내가 이 꼴이라니.

웃겼어.

아니, 웃프더라.

나는 요가 강사야.

그당시 6.7년을 가르쳤지.

"몸과 마음의 균형"

"호흡과 자세의 조화"

근데 정작 나는?

완전히 무너져 있었어.


3개월 전에 부상으로 수업을 중단했어.

허리를 다쳤거든.

사실은 마음이 다쳤는데, 몸도 따라서 무너진 거였어.

그 이후로 매트 위에 서지 않았지.


그날 밤, 결심했어.

'다시 시작하자.'

베란다창고에서 매트를 꺼냈어.

먼지가 쌓여 있더라.


닦아냈지. 천천히.

매트를 펼쳤어.

거실 한가운데.

앉았어.


3개월 만에 매트 위에 앉는 거였어.

낯설더라.

내 몸이 내 것 같지 않았어.

호흡부터 시작했어.

들이쉬고, 내쉬고.

단순한 거.

근데 그게 안 되더라.

호흡이 얕았어.


가슴까지만 들어오고, 배까지 내려가지 않았지.

'내가 이렇게 얕게 숨 쉬고 있었구나.'

10분 동안 그냥 앉아서 호흡만 했어.

들이쉬고, 내쉬고.

점점 깊어졌어.

배까지 내려가고, 가슴이 열리고.

그다음 자세.

아기 자세.

무릎을 꿇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거.

제일 편한 자세야.

근데 눈물이 났어.

왜 우는지 모르겠어.

그냥 눈물이 났어.

매트에 이마를 대고, 한참을 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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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 문예 등단 작가 주영. 감성과 상징, 인간의 내면의 이야기를 쓰며 글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상처와 회복 사이의 여정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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