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다
상담실 기록
오늘 상담실 문을 연 것은 스물아홉 살 이수진 씨였습니다.
그녀는 짙은 화장을 하고 있었지만 눈가의 다크서클은 감추지 못했습니다.
"상담 부탁드립니다. 저는... 저는 강남에서 일합니다. 텐프로에서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습니다.
"오 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단골도 많고 수입도 괜찮습니다."
수진 씨는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려다가 멈췄습니다.
"칠 년 전에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제 인생을 바꾼 남자요."
"그때 그 남자는 무명 배우였습니다. 오디션도 계속 떨어지고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활비를 버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수진 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정말 사랑했어요."
수진 씨는 휴대폰을 꺼냈습니다. 갤러리에는 한 남자와의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칠 년 동안 뒤바라지했습니다."
"그 사람이 연기 학원을 다닐 수 있게 학원비를 댔습니다. 한 달에 백만 원씩요."
"오디션 준비할 때 필요한 거 다 사줬습니다.
옷도 사주고 모든 비용도 댔습니다."
수진 씨는 사진을 스크롤했습니다.
"제 차는 SM5 중고차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한테는 외제차를 사줬습니다. BMW로요."
"오디션 갈 때 기죽지 말고 좋은 차를 타고 가라고요."
수진 씨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저는 새벽까지 일했습니다. 손님들한테 웃으며 술을 따랐습니다."
"팁을 많이 받으려고 더 예쁘게 꾸몄습니다. 손님들이 원하는 대로 해줬습니다."
"그렇게 번 돈을 다 그 사람한테 썼습니다."
수진 씨는 한 기사를 보여줬습니다. 드라마 캐스팅 기사였습니다.
"일 년 전에 그 사람이 드라마 주연을 따냈습니다."
"드라마가 대박이 났습니다. 시청률이 이십 퍼센트가 넘었어요."
"그 사람은 일약 스타가 됐습니다. CF도 찍고 예능도 나갔습니다."
수진 씨는 기사를 내렸습니다.
"저는 정말 기뻤습니다. 칠 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도 저한테 말했어요. 고맙다고. 당신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빚은 다 갚겠다고 했습니다. 결혼도 하자고 했어요."
수진 씨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는 믿었습니다. 진심으로 믿었어요."
수진 씨는 손수건을 꺼냈습니다.
"석 달 전부터 이상했습니다."
"전화를 안 받기 시작했어요. 만나자고 해도 바쁘다고 했습니다."
"이해했습니다. 유명해졌으니까 바쁠 거라고 생각했어요."
수진 씨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두 달 전에 기사가 났습니다. 열애설이요."
"상대는 같은 드라마에 나온 여배우였습니다. 재벌 딸이래요."
"저는 그 사람한테 전화했습니다. 이게 뭐냐고 물었어요."
"그 사람이 말했습니다. 기획사에서 시킨 거라고. 가짜 열애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수진 씨는 눈을 감았습니다.
"저는 믿었습니다. 또 믿었어요."
"하지만 한 달 전에 직접 봤습니다. 그 여자랑 호텔에서 나오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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