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방식
"설날이었어요."
유품정리사 김 대표가 말했다. 일흔여덟 노인의 이야기를 나눈 지 며칠 만이었다.
"설날에 발견됐어요. 아침에."
설날 아침. 온 나라가 떡국을 끓이고, 세배를 하고, 가족이 모이는 시간.
"고시원이었어요. 서울역 근처. 50대 중반 남성분이었고요."
고시원. 3평도 안 되는 작은 방들이 빼곡히 들어선 건물. 대부분 시험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사는 곳. 하지만 요즘은 중년 남성들도 많다. 갈 곳 없는 사람들.
"고시원 주인이 발견하셨어요."
주인은 명절에도 고시원에 남아있었다. 귀성 못 가는 사람들 때문에. 설날 아침, 떡국을 끓였다. 혼자 있을 사람들한테 나눠주려고.
"4층부터 돌기 시작했대요. 문 두드리면서 '떡국 드실래요?' 하면서. 대부분 방이 비어있었어요. 귀성 갔으니까. 근데 몇 개 방은 불이 켜져 있었대요."
402호. 불이 켜져 있었다. 주인이 문을 두드렸다.
"떡국 드실래요?"
대답이 없었다.
다시 두드렸다. "안에 계세요?"
여전히 응답이 없었다.
이상했다. 불은 켜져 있는데. 주인은 핸드폰을 꺼내 그 방 세입자한테 전화했다. 방 안에서 진동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받지 않았다.
"열쇠로 문을 열었대요. 주인이 가지고 있는 마스터키로. 열자마자... 냄새가 났대요."
방 안. 침대 위에 누워있는 사람. 이불도 안 덮은 채.
"바로 119 불렀죠."
김 대표는 그날 오후에 연락을 받았다. 경찰 조사가 끝난 뒤. 설날인데도 출근해야 했다. 이 일은 명절을 가리지 않으니까.
"고시원 방이 얼마나 작은지 아시죠?"
알고 있었다. 침대 하나, 책상 하나 놓으면 끝. 사람이 겨우 돌아다닐 정도.
"침대 위에서 발견됐어요. 옆으로 누운 채로. 마치 잠든 것처럼."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 추정. 50대 중반의 나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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