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요일을 걷는 건
어깨를 적셔 널 사랑하는 일
네게 기울어진 우산만큼
골목길들이 기울어
빗소리가
내 심장 쪽으로만 흘렀다
젖은 옷을 말려도
낡은 배수관 같은 마음이 누수되어
심장이 여전히 축축했다
우산에서 떨어지는 빗물과
새어 나온 마음의 개수가
같은 날에는
키스를 흉내 낸 스키드마크처럼
어깨에 남은 자국이 온종일 저릿거렸다
마음이 온종일 젖어
가장 늦게 마르는 우요일이었다
짧아진 텔로미어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삶을 진료하고 마음을 치유하고픈 가정의학과 의사입니다. 해금과 피아노를 배우며 가슴속의 말들을 '시'라는 그릇에 담으며 하루를 건너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