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책상 위로 묵직한 마이크로폰을 올려놓고 녹음기의 빨간색 녹음 버튼을 눌렀다.
달깍 하는 작고 건조한 기계음이 면담의 시작을 알렸다.
창밖으로는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가 일정한 간격으로 들려왔고 내 발치에는 안내견 탠고가 부드러운 털을 바닥에 비비며 편안하게 엎드려 있었다.
오늘 나의 연구실을 찾아온 분은 정보요구 및 이용행태 연구의 참여자로 자원한 사십 대 초반의 여성이었다.
상담이라는 치유의 목적을 넘어 한 인간이 어떻게 잘못된 정보의 늪에 빠져 삶의 방향타를 잃어버리게 되었는지 문헌정보학자의 관점에서 그 실패의 궤적을 꼼꼼히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이 오늘 나의 역할이다.
참여자가 연구실의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으며 조심스레 헛기침을 했다.
그녀의 옷깃에서 희미하게 소독약 냄새와 오래된 병원의 공기 냄새가 묻어났다.
그녀가 불안한 듯 두 손을 마주 잡고 꼼지락거리는 마찰음이 고스란히 나의 예민한 청각을 자극했다.
나는 점자 디스플레이 위에 가만히 손가락을 올려둔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어떤 절박한 정보요구가 선생님을 그토록 깊은 실패의 수렁으로 이끌었는지 편안하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 속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피로와 회한이 가득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칠 년 전 첫아이를 출산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 그녀는 아이를 누구보다 건강하고 완벽하게 키워야 한다는 강박적인 불안에 시달렸다고 했다.
문헌정보학에서 말하는 전형적인 정보 불안 상태였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그녀는 스마트폰을 쥐고 밤낮없이 육아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녀가 선택한 정보의 출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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