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때문에 온 세상이 난리다. 먼저는 AI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가르치는 콘텐츠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한동안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다른 쪽에서는 AI에게 대체되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 가르치는 콘텐츠들이 자리하고 있다. 재즈기타에서 AI에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CODE가 아니라고 썼지만, 사실 컴퓨터 코딩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전무한 상태이기에 직접 예시를 드는 것을 피하겠다. 그렇지만 두 명의 뮤지션의 이야기를 통해서 생각해 볼 만하다 싶어 먼저 소개를 하고 시작해 보겠다. 두 명의 멘토 중 한 명은 뉴욕 재즈신에서 가장 핫한 재즈기타리스트인 Peter Bernstein이고, 다른 한 명은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인 Hal Galper이다.
피터 번스타인이 아마도 유럽의 어딘가에서 클리닉을 하던 중이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디오 클립이다. 공식 클립은 아니고 누군가가 자신의 핸드폰으로 찍은 것이다. (피터도 자신이 녹화되고 있는 것을 중간에 확인하고 있다) 델로니어스 몽크의 Ask Me Now에 대한 질문을 한 것 같다. 참고로 4분의 4박자 곡인 이곡의 첫 두 마디는 코드가 8개이다. 두 마디가 지나가는 동안 음악에서 시간단위를 세는 개념인 비트가 불과 8개가 있었는데 코드가 8개 지나간 것이다. Gmi7 C7 F#mi7 B7 - Fmi7 Bb7 Emi7 A7. 헛웃음만 나올 정도이다. 그러나 이 곡을 많은 연주자들이 연주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복잡하고 많은 코드 체인지 때문이 아니다. 이 두 마디, 8개의 코드가 지나는 동안 멜로디는 단 하나이다. 아니, 하나인데 두 개이다. 첫마디에 테마가 되는 멜로디가 있고, 그것을 두 번째 마디로 그대로 옮겨서 다시 한번 연주한다. 그렇게 함으로 청취자의 귀를 사로잡는 강력한 곡을 몽크는 만들었다.
영상 속의 피터는 이곡에서의 즉흥연주를 가르치면서 계속해서 반복하여 얘기하는 것이 있다. 바로 멜로디. 그러면서 반대개념으로 코드스케일 접근방식의 잘못된 솔로예시를 보여준다. 피터의 팬으로서 피터가 그런 식으로 솔로 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그런 스케일 솔로조차도 잘한다는 것에 놀랐다. 그렇지만 딱 두 마디 솔로 예제를 보여주고는 멈추더니 이렇게 얘기한다. ‘난 이렇게 연주하는 것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왜냐하면 그다음에 어떤 게 나올지 뻔하거든.’이라고 하면서 이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연주하도록 하는 것은 스스로를 컴퓨터처럼 연주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하지 말아라.’
와우. 그렇다. AI 시대가 도래한 지금, 벌써 AI Suno를 이용해서 음악을 만들고 유통하는 시대에, 정말 귀담아 들어야 하는 내용이다. 기계적이고, 그 내용이 반복적이어서 그다음이 예측가능하게 되는 스케일적인 접근방식의 연주는 이미 AI에게 그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아니, 이미 그러한 연주자들이 많이 양산되고 있는 재즈신이기 때문에 재즈 시장은 계속해서 이미 청중들을 잃고 있음으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동력과 활력을 잃어가며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것에 종지부를 찍는 AI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할 갤퍼 선생님의 마스터 클래스를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코드 스케일로 즉흥연주를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서 지난 100년간 어떠한 증거도 없는 방식이라며 완전히 잘못된 방식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재즈 교육이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간 이유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재즈 교육자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배리 해리스도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올바른 방식으로 즉흥연주를 접근하는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그것은 바로 곡의 멜로디, 그리고 그것은 코드의 3도였다는 것을 All The Things You Are와 Autumn Leaves를 예로 보여준다. 그리고는 All The Things You Are와 같은 멜로디가 단순한 곡으로부터 Ornithology나 Donna Lee와 같은 복잡한 멜로디로 갑자기 변하는데 이것은 도대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느냐는 부분에서 중요한 개념을 설명한다. 바로 오픈시스템과 클로즈드 시스템. 이 부분에서 코드 스케일에 대해서 가장 큰 불만을 표시한다. 오픈 시스템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오픈시스템 안에서는 어떠한 두 사람도 같은 결과를 낼 수가 없다. (내가 개인레슨 할 때 하는 이야기인데 여기서도 들으니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에 코드스케일은 닫힌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스스로 닫아버렸다는 것이다.
AI가 닫힌 시스템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AI는 오픈 시스템일 것이다. 그런데 음악교육이 닫힌 시스템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말이다.
재즈가 대중에게서 멀어지는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겠지만, 그중에서 하나 확실하게 꼽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을 연주하는지 모르겠는 즉흥연주일 것이다. 평소에 너무 좋아하던 곡이어서 오랜만에 간 재즈 클럽에서 신청곡을 했는데, 멜로디만 알아듣겠고 즉흥연주는 도대체 무엇을 연주하는지 모르겠는 그런 연주, 재즈를 좋아하는 팬을 자청하여 지인들과 함께 찾아간 재즈클럽에서 너무나 이상한 연주를 일삼는 밴드 때문에 차마 실패한 재즈 방어전, 내가 아는 곡을 연주한다는 밴드의 소개에 떨린 마음도 잠시, 내가 아는 곡을 연주하는 것이 맞는지 하품만 연신 나오는 것을 가까스로 참은 기억 등등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연주들의 대부분은 재즈연주를 닫힌 시스템으로 배운 고학력자 연주자일 것이다. 왜냐하면 재즈교육의 상술에 당한 거니까.
코드(Chord)로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스케일로 연주를 하는 것에 대한 반론과 곁들여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