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QA, AI에 맡겨도 될까?

단순한 버그 잡기가 아닌, 게임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게임을 서비스할 때 '출시일'은 단순한 날짜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마케팅 일정, 플랫폼 승인, 사전 예약, 유저들의 기대감까지 모두 한 흐름 안에서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흐름의 중심에 있는 QA(Quality Assurance)는 단순히 버그를 찾는 과정을 넘어, 게임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단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빌드가 나올 때마다 반복적으로 테스트해야 할 기능은 정해져 있습니다. 로그인, 결제, 출석부와 같은 거의 모든 게임에 포함된 공통 기능 말이죠. 하지만, QA 인력은 항상 한정되어 있고, 신규 콘텐츠가 쌓일수록 테스트 리소스는 빠르게 소진됩니다. 무엇보다 출시 직전에 '예상치 못한 버그'가 가 발견되거나, 주요 기능 테스트가 누락되기라도 하면 전체 일정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반복되는 테스트를 AI가 대신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ℹ️ 왜 QA 자동화가 주목받을까?

QA의 본질은 “버그를 잡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유저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만드는 것” 이 본질입니다.


그러려면 단순한 오류 확인에 그칠 게 아니라, 실제 유저처럼 게임을 플레이하며 ‘여기가 플레이가 막힌다’, ‘이 부분은 UI가 헷갈린다’는 피드백을 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QA 리소스가 부족한 현실에서는 반복 테스트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해법이 AI입니다. 반복 검증은 AI가 맡고, 실무자는 전략적인 판단에 집중하는 구조로 말이죠. 실제로 AI를 활용한 QA 자동화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QA 인력의 반복 테스트 시간 감소

테스트 누락 방지 및 출시 지연 리스크 축소

데이터 기반 피드백을 통한 개발 효율성 향상 및 UI/UX 개선 기대


특히, 게임 서비스 초기에 발생하는 오류나 유저 불만은 대부분 공통 기능 테스트의 누락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AI가 이를 보완하는 것에 대해 기대하게 된 것이죠.


ℹ️ QA 자동화, 실무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AI 기반 QA 자동화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 현장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래 세 가지 유형은 실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영역입니다.


① AI 기반 플레이 시뮬레이션

AI가 실제 유저처럼 게임을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며,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버그, 충돌, 프레임 저하 등의 문제를 자동으로 탐지합니다. 특히, 재현이 어려운 문제들, 예를 들어 맵 충돌이나 특정 스킬 사용 시의 오류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버 과부하나 비정상적인 입력과 같은 극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여 게임의 안정성을 검증하는 데 활용됩니다. 수천 번의 반복 테스트를 신속하게 수행함으로써, 전체 QA 소요 시간을 실질적으로 단축시킵니다.


② ML (머신러닝) 기반의 버그 예측

과거 게임의 버그 보고서와 크래시 로그, 테스트 데이터를 학습한 ML 모델이 신규 또는 유사한 구조를 가진 게임이나 기능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예측합니다. 이를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오류 패턴을 포착하고, QA 자원이 집중되어야 할 부분을 미리 인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대규모 PvP나 신규 맵 도입 시 특히 유용합니다.


③ 생성형 AI로 버그 리포트 자동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에러 로그와 유저 플레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QA 리포트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AI는 버그 요약, 재현 절차 정리, 코드 위치 추적뿐만 아니라 자동 수정 제안까지 제공할 수 있어, QA 팀은 이 리포트를 검토하고 보완하는 역할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일부 솔루션은 특정 캐릭터의 밸런스 문제나 스킬의 이상 동작까지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권고안 형태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동화 도구는 QA 과정을 더욱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만들어줍니다.


ℹ️국내 게임사의 사용 사례

▶️사례 1: 위메이드플레이 - 결제 테스트 자동화

모바일 게임 "애니팡" 시리즈로 잘 알려진 위메이드플레이는 '디즈니 팝 타운' 개발 과정에서 결제 테스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도입했습니다. 하루에 300분 이상 걸리던 결제 테스트를 Amazon Bedrock 기반의 Claude 3.5 Sonnet 모델을 활용하여 자동화했습니다.


Claude 3.5 Sonnet은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는 AI로, 게임 화면을 캡처하고 결제 성공 여부와 오류 메시지를 스스로 분석한 후, Slack으로 결과를 전송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QA 전문가 역할'을 모델에 부여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AI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여 정확한 판단을 내리게 설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지만으로 인식하기 모호하거나 환각의 가능성이 예상되는 경우 부가 정보를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LLM에 LangChain을 적용하여 프롬프팅을 더욱 간단하고 명확해지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에 QA 담당자가 일일이 확인하던 작업이 간소화되었고, 결과적으로 테스트 시간이 20분에서 5분으로 대폭 단축되었습니다.

Wemade Play Role Prompting .jpg 시스템 프롬프트를 통해 AI모델에게 QA 테스트 전문가 역할을 부여하며 숫자 인식 오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사례 2: 스마일게이트 & 팀 캔들 - 강화학습으로 밸런스 검증

스마일게이트는 퍼즐 게임 '피그말리온'의 밸런스 검증을 위해 강화 학습 방식으로 AI를 도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퍼즐 난이도 밸런싱은 게임의 핵심 요소이지만,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입니다. 스마일게이트가 AI를 도입한 이후 AI는 수백만 번 이상의 반복 플레이를 통해 스테이지별 적절한 난이도를 분석하고, 기획자가 의도한 조건보다 더 적은 횟수로도 클리어가 가능한 스테이지를 찾아냈습니다. 개발자들은 "우리가 예상한 클리어 조건보다 5회 줄여야 한다는 것을 AI가 알려줬다"며, 이 접근법이 게임 설계의 감을 정량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AI가 직접 플레이하며 테스트하는 강화 학습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획자의 의도를 지표로 확인 가능하게 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출처: 스마일게이트의 AI기술, 인디게임사에 QA 자유를 줄까, 2024)


▶️사례 3: 로드컴플릿 - 소규모 팀도 ML로 QA 가능

GDC 2024에서 발표된 로드컴플릿의 사례는 QA 인력이 2~3명으로 제한된 소규모 팀에서도 효과적으로 ML을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로드컴플릿은 로그라이트 핵 앤 슬래시 액션 게임, '프레임 암즈 걸: 드림 스타디움'의 복잡한 캐릭터 조합과 밸런스를 검증하기 위해 ML 기반 자동 플레이 테스트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기본 베이스 플레이 모델 위에 전투 시나리오별 특화된 모델을 조합하고, AI 테스터가 다양한 스테이지를 플레이한 후 결과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여 통계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클라우드 연산을 통한 테스트를 병렬로 수행하면서도 비용을 시간당 $4−$5 정도로 효율적으로 유지했습니다.

QA 인력이 기능 테스트에 집중하는 동안, AI는 전투 밸런스와 통계 수치를 수집하여 사전 오류 탐지와 스테이지 밸런스 점검에 기여했습니다. (출처: Testing empowered: Integrating ML-Based Playtesting in a Team with limited QA Capacity, GDC 2024)


ℹ️ QA 자동화의 핵심: 데이터와 목표의 명확화

AI 기반 QA 자동화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품질과 구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알파/베타 테스트에서 수집된 플레이 로그, 과거 유사 게임의 버그 리포트, 그리고, 코드 변경 히스토리는 이 과정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AI가 학습하고, 문제를 예측하며, 자동화된 테스트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또한, AI에게 무엇을 검증하고자 하는지, 즉 자동화의 목적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효과적인 모델 설계를 위해 필수적이며, 자동화의 목적에 따라 필요한 기술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기능의 정상 작동을 검증할 것인지, UI 오류를 잡을 것인지, 아니면 콘텐츠 밸런스를 확인할 것인지에 따라 적합한 기술이 다릅니다.


단순한 버튼 누름이나 이미지 이상 탐지와 같은 작업에는 이미지 분석 기반 도구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의도 파악이나 반복성 탐지와 같은 복잡한 작업에는 강화 학습이나 머신 러닝 모델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AI 기반 QA 자동화를 계획하면 더욱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마무리: QA 자동화의 진화와 그 의미

AI 기반 QA 자동화는 새롭지만, 낯설지는 않습니다. 사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테스트 자동화를 시도해 왔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스크립트를 반복 실행하거나 정해진 조건에 맞춰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 LLM, 생성형 AI, 강화 학습 기반의 기술이 등장하면서 QA 자동화는 더욱 똑똑하고 유연해졌으며, 그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결국 핵심은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목적입니다.


출시 직전 반복 테스트를 줄이고 싶으신가요?

유저 경험에 영향을 주는 UI 오류를 찾고 싶으신가요?

신규 콘텐츠의 밸런스를 사전에 점검하고 싶으신가요?


AI는 이미 이러한 요구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제 게임 사업 PM을 포함한 실무자의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유저 피드백을 분석하는 방법들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위 내용은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문에서 언급된 기업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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