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2일
오늘은 야외예배를 드리는 날이었다.
엄마 아빠가 아는 친구네 집 근처 공원에 다 함께 모였다. 예배 시간은 11시 30분.
나는 아침 6시에 알람 소리에 눈이 떠졌다.
평소 같았으면 “시끄러워…” 하면서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들었을 것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 익숙한 나니까.
사실 나는 약을 먹기 때문에
밤에는 일찍 자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세상에는 숨 쉬는 것 빼고는 쉬운 게 없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아침 6시에 눈이 떠지다니, 그건 나에게 작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래도 결국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지는 못했다.
“딱 30분만 더…”
그렇게 다시 누웠고,
6시 30분, 알람은 앵무새처럼 다시 울어댔다.
거의 반강제로 눈을 뜨고는, 해야 할 일들을 해냈다.
샤워를 하고, 소피 밥을 챙겨주고,
아침 산책까지 마쳤다.
집에 돌아와서는 허겁지겁 옷을 챙겨 입고
엄마 아빠와 함께 챙겨둔 짐들을 들고 예배가 있을 장소로 출발했다.
캐나다의 공원은 어디를 가도 나무가 가득하다.
그래서 어디든지 가서 야외예배를 드리면 마치 숲 속에서 드리는 느낌이 난다.
풍경도 좋고, 공기도 좋아서
날씨만 따라준다면 그 자체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하루였다.
오늘의 날씨는 겨울처럼 쌀쌀했다.
흐리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는 했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그래서 비 막이 용으로 사용하는 캐노피도 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예배를 마치고는 이런저런 재미난 대화가 오고 갔다.
내 시선에는 춤추고 있는 이란 인도 사람들이 있었다.
예배를 마치고 나서는 기다리던 점심시간.
삼겹살에 쌈장, 고추, 상추,
구워 먹으면 끝장인 양파와 버섯,
그리고 후식으로는 커피와 숭늉, 사과, 라면까지.
사실 나는 아침을 먹지 않고 야외예배가 있을 공원으로 바로 갔기 때문에 배가 너무 고팠다.
아침 일찍 서둘러서 야외예배가 있을 장소로 이동을 바로 해야 했기 때문에
솔직히 나는 아침밥을 먹을 시간도 부족했다.
그래서 나는 바나나 한 개로 아침밥을 대신했다.
그만큼 바쁘게 움직였다.
공원에 도착해서는 엄마와 내가 공원에 먼저 가서 깨끗한 자리를 찾는 동안
짐은 웨건 하나에 다 실어서 아빠가 끌고 예배에 함께 참석할 성도님들과 (아는 친구들) 오셨다.
성도님들께서도 먹을걸 같이 준비해 오셨다. 먹는 걸 제외한 한 성도님께서 가지고 오신 주방 보조 용품들 가운데 가장 하이라이트는 귀여운 주전자였다. 밖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물을 끓이기에 충분했다.
공원에 도착해서는 공원 앞에 있는 노란색 팻말 사인 하나가 내 눈에 띄게 되었다.
Bear sightings in this Area.
이 말은 공원 근처 어딘가에 곰이 살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이다.
나에겐 참 익숙하고 반가운 팻말 사인이었다.
나는 이런 것 밖에 보이지 않았다.
예배를 마치고 자연 속에서 먹는 음식은 왜 이렇게 맛있는지, 비록 아침은 먹지도 못했지만
오늘도 배부르게 잘 먹었다.
그런데 마음 한쪽이 불편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엄마와 내가 공원에 먼저 도착해서 깨끗한 자리를 찾는 동안
공원 피크닉 테이블 주변은 더러웠고
버려진 담배들이 너무 많았다.
원래 공원에서나 공공장소에서는 (public places) 담배들을 피우고 나서 아무 데나 버리면 안 되는 건데
사람들은 그걸 아무렇지 않게 무시한다.
나의 바람이 하나 있다면 사람들이 자연을 깨끗하게 만들었으면 좋겠고, 그리고 더 이상 동물들이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것들 때문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바람은 우리가 키우는 반려동물들을 포함해서이다.
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저 세상이 더 이상 오염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그래서
나는 소피를 공원에 자주 데려가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소피는 호기심이 많다.
뭔가 보이면 냄새 맡고, 입 속에 계속 넣으려고 한다.
혹시라도 먹으면 안 되는 걸 먹게 되면
또 병원에 데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무서워서, 나는 소피를 지키기 위해
공원에 데려가는 거를 계속해서 피하게 된다.
예전에 키우던 강아지는 어디든 같이 데려가도 얌전했는데,
지금 이 녀석은 다르다.
그래서 야외예배에도 데려갈 수가 없다.
대신 가끔씩은 도그파크에 소피를 데려가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곳도 소피한테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할 수가 없는 장소와 다름이 없다.
거기 주변에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공간,
소피가 100% 안전하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
그런 곳은 대부분 돈을 내야 한다.
나는 데이케어 같은 곳들은 다 안전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알고 있다. 그런 곳들이 도그 파크들보다 더 안전하다는 걸.
하지만 매일 강아지를 도그 데이케어에 보내기에는 나처럼 한 달 쓸 돈에 리밋이 (Limit) 한계가 있으면 비용이 너무 크다.
뭐든 소피한테 필요한 것들은 다 해주고 싶은 나의 마음은 굴뚝같은데
그걸 다 해줄 수 없는 현실이
조금 슬프기도 하다.
만약에 모든 도그 데이케어가 무료라면,
나는 매일 소피를 데리고 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나는 소피가 안전한
곳에서 뛰어놀기를 바란다.
나의 마음에 있는 불안은
언제쯤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마음과는 달리
공원에는 아직 피지 않은 꽃들이 있었고, 나무들은 조용히 봄을 준비하고 있었고, 야생 거위 떼 친구들은 우리를 welcome이라도 하듯이 "오늘만큼은 걱정 근심 하지 말고 예배드리고 잘 놀다 가"라고 맞이해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공원 옆 철길 위로 화물기차가 세 번이나 우리를 지나갔다. 뭐를 그렇게 바쁘게 실어서 가는지 화물 기차는 순식간에 우리가 보는 사이 휙 지나갔다...... 뿌우우우— 칙칙폭폭 칙칙폭폭......
공원에 피크닉 테이블들 주변 곳곳에서 발견된 버려진 담배들 때문에 화가 나기도 했고,
비록 이것 때문에 소피를 데려오지 못한 아쉬움도 크게 남았지만, 그래도 오늘은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가 있었던 것 같았다.
나의 마음에도 평화가 찾아오면 좋겠다.
"거위야 잘 있어 나중에 또 올게." (Barnet Marine 공원에서) 만난 야생 거위 친구. "너는 왜 혼자 떨어져서 있는 거니?"
"친구들은 다 어디 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