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떠나가고 여름이 근처에 와있다.
봄은 가고, 여름이 가까워지고 있다.
겨울이 물러난 자리를 채웠던 봄도 이제 끝자락에 서 있다.
4월의 봄 날씨는 유난히 변덕스러웠던 탓에
우리 집 근처 산책로에 피어 있던 벚꽃들은 더 빨리 져버렸다.
아쉬움을 남긴 채 떨어진 꽃잎들 사이로
어느새 초록빛 잎사귀들이 몽글몽글 올라오고 있다.
계절은 그렇게 망설임 없이 아무런 고민도 없이 자리를 바꾼다.
숲 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야생 동물 친구들도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따뜻하고 한결 상쾌해진 공기 속에서 세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그 흐름을 보며 생각한다.
여름도, 가을도 금방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어떨 때는 더,
하루하루를 소피와 가족들과 함께 의미 있게 살아가고 싶어진다.
그런데 현실은 늘 내 마음처럼 흘러가지는 않는다.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사람이 하루 만에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을까?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필요한 일, 그리고 내가 원하는 일들까지.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을 하루 만에 해낸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하루는 생각보다 짧기도 하고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모든 것을 다 해내지 못한 채 하루의 끝을 마무리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다음 날을 살아간다.
나는 아직도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이어져 온 이 생활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난 이미 알고 있다.
습관은 단번에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더더욱,
이 계절 속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의미 있게,
조금 더 규칙적으로 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아마 이 질문은
앞으로도 내가 계속해서 풀어 나가야 할 나의 숙제일 것 같다.
진정한 답을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내 안에 있는 가치 있는 마음들을
조금씩 일깨워 나가며 살아가면 된다고.
그래서 오늘은
모든 것을 다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한 가지의 일을 아니면 몇 가지의 일을 오늘 해야 될 숙제를 오늘 당장 다 하지 못했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꼭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내일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기 때문에 속상해하고 슬퍼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늘 못한 것을 내일 할 수도 있고 그다음 날 할 수도 있으니까
당장 오늘 하루의 숙제를 다 끝내지 못했다고 해서
괜히 속상해할 필요도 불안해할 필요도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내 마음에도 행복을 꽃피울 날이 새록새록 찾아오면 좋겠다. "느려도 괜찮아."
"행복한 날들은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