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이 7에게
마림(眞林)
너는 이미 나보다
4만큼 앞서 있었다.
나는 고작 3에 머물렀지만,
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3이라 말했다.
4는 어딘가 묘하게 멀었고,
5는 지나치게 평등했으며,
6은 너와 너무 가까워
네가 3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 모든 말이 좋았다.
나는 너와 함께여야만 10이 되었다.
영원한 10은 없었다.
결국,
우린 서로를 나누고 있었다.
나를 너로 나누면
덜 아팠지만
보잘것없었고
너를 나로 나누면
내가 너를 업어
그제야
네가 숨을 쉬었다.
그렇게 점점 작아지다가
마침내,
네 곁에서 사라지기로 했다.
몹시 아름다운 네가
온전한 7일 수 있는 법은
애석하게도
내가 0이 되는 것뿐이다.
0으로 사라지고 나니
너에게
나를 더하고 빼도
너는 그대로였다.
10이 아닌,
0으로 살아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