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우리 10년 뒤에도 이렇게 유치할까?

Part 1. 유치해지는 소년·소녀 모드

by 윤슬살롱

오늘도 우리는 길을 걷다 장난을 시작했다

너는 갑자기 내 모자를 살짝 빼앗고 웃었고

나는 장난스럽게 도망치며 발을 살짝 끌었다

웃음이 터지고 발걸음이 엉뚱하게 엉키면서도

나는 마음 한쪽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이 순간이 10년 뒤에도

우리 사이에 그대로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너는 장난을 치면서도

나를 살짝 쳐다보며 웃는다

나는 그 시선에 순간 숨이 막히는 듯했다

하지만 웃음을 참으며

손끝으로 모자를 되찾고 다시 장난을 이어갔다

길 한쪽에서 잠시 숨을 고를 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10년 뒤에도 우리가 이렇게 웃고 있을까

장난스럽게 팔을 휘두르고

서로 시선을 피하고

웃음과 설렘 속에서 마음을 조금씩 전하는 지금처럼

이런 유치한 순간들이 쌓여

우리만의 기억이 되고

이 마음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그땐 웃음과 장난으로 서로를 아끼며

오늘처럼 마음이 간질거릴까

오늘의 장난 오늘의 설렘

그리고 잠깐의 시선 속 긴장감까지

나는 모두 마음속에 담았다

그 모든 순간이

우리 10년 뒤에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상상을 하며

조금 더 가까이 걸음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