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그 무엇보다 고요한 방식으로
위 영상은 AI 입니다
전화선은 연결되어 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공중에 머문다.
누구에게 닿기 전에 이미 흩어지고,
그 흩어짐 속에서만 온기가 남는다.
그녀는 말하고 있지만,
그 말은 곧 사라질 운명을 안다.
그 침묵이야말로 진짜 대화다.
불교에서 ‘말(言)’은 공(空)을 가르는 칼날이다.
그러나 말 없는 이해가야말로 진짜 소통이다.
그녀의 입술은 움직이지만,
그 안에서 울리는 것은 언어가 아니라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형태가 없고,
형태가 없기에 어디에나 닿는다.
좁은 부스 안으로 희미한 빛이 새어든다.
그 빛은 현실보다 따뜻하고,
그녀의 그림자는 대답하듯 길게 흔들린다.
그림자는 대화의 또 다른 형태다 —
자신과 자신 사이의 통화,
그 부재의 음성이 울린다.
전화를 내려놓는 순간,
세상은 다시 조용해진다.
그러나 그 고요는 비어 있지 않다.
그녀의 숨결, 그리움, 목소리의 잔향이
아직 공중에 머물러 있다.
우리는 창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