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2주차의 첫 날

by 올빼미

새벽 세 시 반, 기상과 함께 아침 점호를 했다. 제식의 걸음은 날로 정교해졌다.


아침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수류탄 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비가 내려 수류탄 교장을 떠나야 했고, 생활관으로 돌아와 실내에서 던지는 자세를 익히며 분대장의 시험을 받았다.


마침내 ‘소나기(소중한 나의 병영일기)’를 받았다. 단순 책이었으나, 이곳에서의 하루하루를 담을 그릇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묘했다.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우천 탓인지, 평일임에도 휴대전화가 주어졌다. 단 5분이었으나 가족과 목소리를 나눌 수 있었으니 달콤했다. 사용 허락의 이유는 호우 피해 조사였다. 이어 총기의 외부 명칭을 배우고, 다시 예방접종을 맞았다. 무엇을 맞았는지는 알고 있지만, 혹시 모를 까닭에 기록하지 않기로 한다.


생활관에서는 동기들과 잠시 웃고 떠들다 책을 읽었고, 저녁을 먹었다. 식사의 양은 눈에 띄게 늘었다. 아니, 늘었다기보다 거대해졌다 하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훈련소에서 살이 빠질 일은 없으리라 생각되었다.


저녁 점호를 끝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옆자리의 S는 헤어진 여자친구를 주제로 일기를 적었다. 그의 눈빛은 과거에 닿아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알 수 있었다. 시간을 돌리는 힘은 과학이 아니라, 회상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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