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브금은 거들 뿐ㅋㅋ 꼭 맞는 집중용 브금 지정해두기.
*브금: BGM. BackGroundMusic. 문자 그대로, '배경음악'이다.
ㄱ. 서론: '내가 편안한 작업 공간'과 그 공간이 지닌 단점.
중고등학생 때, 분명 학교에서 칸막이책상이 있는 자습실을 제공했지만, 나는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어떻게든 그곳을 이용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로테이션(돌아가면서)으로 청소를 할 때만(어떤 시스템이었기에 내가 청소를 했더라...? 미스테리하다. 뭐였지??) 자습실에 들어가봤는데,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런데서 몇 시간을 어떻게 버틴대냐..."
보충이다 자습이다 하면 빠져 나가려고만 애쓰던 나였기에, 날 잡아두는 게 쌤들의 일거리 중 하나이셨다. 잡아두고 공부시키기.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딴짓(공부 말고 모든 것은 '딴짓'으로 취급되었다)하나~ 보신다고, 내 자리를 복도측의 맨 앞줄 창문 바로 옆 자리로 배치하시곤 지나가실 때마다 창문너머로 쓱 보셨다.
어느 애니메이션에서 거대거인이 높은 벽 너머로 보는 그 장면, 소름끼쳤다. 내겐 왠지 익숙했어......

딴짓을 하거나 졸기라도 하면 머리 위 창문이 드르륵 열리고 막대기가 내 머리를 톡 건드렸다.ㅋㅋㅋ 그게 싫어서 창문을 잠가놓으면 또 한 소리 더 얹어서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ㅋㅋㅋㅋㅋ
아무튼, 자습실도 싫어하고 공부를 오랫동안(공부만 오랫동안)잡고 있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필요하다!"고 느끼면 알아서 하는 타입이다. 대학에 입학한 뒤, 나를 둘러싼 환경은 대입 후에 갑자기 확 바뀌었지만, 사람은 단번에 크게 바뀌지는 않더라.
공부할 타이밍이 되면(주로 시험기간이나 과제가 쌓이는 시기) 단체로 무섭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기도 하고, 내 스스로도 '이 정도는 해야지'하는 기준이 있었기에, 공부에 대한 필요성은 느꼈다. 하지만, 내가 작업(?)하기 좋은 공간을 찾기가 어려웠다.
칸막이책상이 있는 24시간 열람실, 가장 크고 탁트인 거대 탁자들이 있는 대열람실, 도서관 열람실, 중앙도서관 서가에 있는 공부용 탁자, 단과대 도서관 등을 다 돌아봤지만, 특유의 '숨소리와 책장 넘기는+펜이 종이를 스치는+냉풍/온풍이 나오는 소리'만 들리는 인위적인 고요함과 '그 공간에 흐르는 진지하고 묵직한 느낌'에 숨이 막혔다. 이후엔 이런저런 카페에도 돌아다녀봤지만, 불편했다. 그러다 지쳐서 '에라 모르겠다..'하며 털썩 앉았던 '로비'.
난 그렇게 내게 최적의 공간인, 편한 곳을 찾았다.ㅋㅋㅋㅋ
학교 건물, 특히 내 전공인 경영학과 건물엔 로비가 잘&많이 조성되어 있다. 강의실 앞 복도에 탁자와 소파둘이 많이 구비되어 있고, 특정 층마다 라운지가 조성되어 있다.(팀 과제가 많은 학과 특성 탓일지도 모르겠다.)
이 공간들이, 내가 시험공부나 과제를 위해 혹은 개인 업무나 생각에 빠져들 때 활용하는 공간이다.
단점은, 팀플(팀과제)이 몰아치는 기간에는 자리잡기가 힘들다는 것. 그리고 복도에 위치해 있거나 뻥 뚫려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거의 여과없이 들려온다는 것.
단점 중에서 전자의 경우는, 내가 좀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발품을 팔면 된다. 후자의 경우도 나름의 방안을 활용 중이다.
서론이 길었다.(여기까지가 서론이었다!ㅋㅋㅋ)
이제 본격적으로 그 '나름의 방안'에 관해 이야기해보겠다.
ㄴ. '그 방안': 집중용 브금찾아 익숙해지기.
어떤 장소, 상황에서라도 집중할 수 있는 상태로 나를 만드는/다독이는 방법: 자신의 집중 브금 찾아 익숙해지기.
영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을 보면, 세 남매 중에서 장녀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굴릴 때마다 리본으로 머리를 질끈 묶는다.영드 <셜록>에서 셜록은 두 손을 쫙 펴 모으고는 제 턱을 아슬아슬하게 받쳐든다.
각 캐릭터마다 제 나름의 '나 이제 집중한다'는 최면을 거는 것 같이 보인다. 저 나름대로 그 상태로 자기를 만드는 행위같다.
나는 특정 노래를 이어폰으로 듣는데, 내게는 그 것이 머리를 질끈 묶기이며, 손 모아 턱 받쳐들기이다.
앞서 말해두자면, 꽤 효과가 좋다.
ㄷ. 내브소: 내 집중용 브금을 소개합니다.
나의 집중용 브금은
Wang Chung의 ♬Space Junk.
☞한 번 들어보실래요?:)
미드 <워킹데드 시즌1>에서 한국계미국인 캐릭터, 글렌이 목소리로 첫 등장할 때 나온 브금이라 '좀비쏭'이라고도 부르던 곡이다. 장면이..장면이었던지라...크흠...
☞문제의 장면(딱히 핏빛은 없는 이미지이나, 사람에따라 징그러울 순 있어요. 몰려드는 모앙새라서. 그래서 링크로 올립니다)
미드는 안 봤지만, 글렌이 목소리로 첫 등장하는 그 장면만 영상 클립만을 봤다. 배경음악이 맘에 들었다. 규칙적인 리듬이 인상적이고, 영어 가사를 어느 정도는 알아 듣더라도 가사가 쏙쏙 귀를 파고들며 들리지도 않았고(거슬리지 않음),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지길래 확 끌렸다.(사실 영상 속 이미지는 전혀 마음이 편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ㅋㅋㅋㅋㅋㅋ)
지금도 집중용 브금으로 애용하고 있는데, 음... 고등학생때부터 활용했으니 적어도 5년은 되었다.
한 음악을 '이건 내가 집중할 때 듣는다'고 딱 정해두고 그때마다 들으니 정말로 뇌가 적응했나보다. 좋다.
ㄹ. 참고: 내가 시도해본 활용 방법.
고등학생 때, 집중하기 좋다는 바로크음악 몇 곡과 함께 이 노래를 활용해봤는데, 내겐 바로크 음악이 오히려 효과가 없었다.
처음엔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거나, 쉬는 시간에 활발하게 떠들고 뛰어다니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습을 할 때 활용했다. 그러다 점점 어느때나 '집중하고플 때'로 활용범위를 넓히기 시작했고, 요즘은 대중교통 이용시 뭔가 할 때(주로 과제나 시험공부 혹은 독서), 학교 로비에서, 시험 시작을 십여분 남겨둔 상태에서 쓱 전체를 훑어볼 때 등 다양한 환경/상황에서 활용 중이다.
꽤 효과가 좋아서 공유해본다. 필요하다면, 자신의 브금을 찾아보길 권한다!
*약속 하나만 해요. 귀를 막은 뒤엔 눈을 들지 않고 자기 공부할 것만 보겠다고. 폰으로 딴청피우지 않겠다고. 그러면 진짜 효과 있을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