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서울로~ 통학어 3년차에 접어든 자의 수다.
사진 출처는 구글. 검색어는 무거운배낭 여행자.
통학어(통학er): 통학을 하는 학생들. 'er'는 영어에서 '~하는/한 사람'이란 의미의 접미사로 많이 보이죠. 음... 아까 오랜만에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를 들었더니, 지금 생각나는 예시가 그것 뿐이네요 ㅋㅋ
입학했던 그 때부터 쭈~욱, 통학을 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경기도, 학교와 엄~청 멀지는 않은데 집에서 학교가 있는 역까지의 거리가 2시간 넘게 걸리지요.
이동시간 뺨치게 대중교통 대기 시간이 길기 때문이에요ㅜㅜ
하... 대학생활 초기(약 3개월 간)에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눈뜨면 학교갔다가 해 다 져서 귀가를 하고 씻고 조금 있다 잠들고 또 눈떠서 학교가고~의 반복이었지요. 과제는 무슨 정신으로 하는지, 또 시험 공부는 어떻게 했는지, 엄청나게 높은 성적을 받는 우수 학생은 아니었지만(아니었고 아니고 아닐 것 같지만 ㅋㅋㅋ) 끝까지 책을 잡고 잠들거나 학교로 혹은 집으로 이동 중에 앉아서/서서 과제를 해보려고 노력했던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고 있어요.
이번 글은 '아마도 졸업할 때까지 통학을 하게 될 것 같은' 제가 생각하고 정리해보는 통학어의 강점!&비애ㅜ의 기록이 되겠습니다.
ㄱ. 시간관리의 차이_미리x2
한 번, 하숙을 하는 친구의 방에서 취침을, 그리고 다음날 등교를 해봤습니다. 매우 신세계였어요. 시간의 흐름과 사용이 확 달라지더군요. 9시 수업이면 저는 최소 7시엔 나서야(아침엔 배차간격이 좁아서 좋아요.) 하는데, 이 친구는 수업 5분 전에 나서도 지각이 아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정말 새로운 세상이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접했던 미스테리한 이야기가 있었어요. '지각은 학교 앞에 붙어 사는 애들이 더 많이, 자주 한다. 오히려 멀리 사는 애들은 지각 잘 안 한다.' 왜 그렇게 되는지 하루 지내보니 딱 알겠더라고요.
좋게 말하면 여유가 생기는 거고, 다른 말로는 처한 상황/환경에 맞게 적응해버려서 좀 게을러진다고도 볼 수 있는 거죠. 미루고 미뤄서 5분 전에 나서게 되는 습관이 붙어버리는 거니까요.
그런 점에 있어서 통학을 하다보면 미리미리 시간계산하는 습관이붙게 된다는 것은 참 좋습니다.
습관이 붙기까지의 시행착오 과정이 꽤 있었지만요 ㅋㅋㅋㅋ
ㄴ. 사회 분위기 속으로 풍덩!_달리 뭐라고 표현을 못 하겠는 꼭지ㅋㅋ
사극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꼭 '군중'속에 있는 사람들이 소식통 역할을 하지요? 제가 생각하는 통학어의 이미지가 그렇습니다. 엄연히 말하자면,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소식통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정보를 쉽게 자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무슨말이냐구요?
등하교를 할 때, 어쩌다 동아리나 기타 모임에 참여한 뒤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거의 매번 꽉 들어찬 버스와 전철을 타고 이동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일 때, 매 시기의 사회 분위기가 확 느껴져요. 사람들이 웅성웅성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통해서도 들리고, 사람들의 전체적인 표정이나 자세를 봐도 보여요. 또, 공기를 통해서도 느껴져요. 왜, 공기가 묵직하다 그런 말 있잖아요? 그 말처럼 정말 공기로 분위기가 느껴져요.
그래서 국가적 비극이 있을 때는 정말 더 힘들고, 경사가 있을 때는 더 들뜨게 되더라고요.
저는 사람들과 함께 느낌이나 생각을 공유하길 정말 좋아해서, 이렇게 분위기를 느끼고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통학을 꽤 즐기고 있다고도 생각이 드네요.
ㄷ. '자투리시간'과는 성격이 좀 달라요.
통학 시간은 흔히 말하는 '자투리 시간'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전 '자투리 시간'이라고 하면 고정된 공간에서 누리는 짧은 다용도 활용시간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통학 시간은 고정된 공간이 아니에요. 경우에 따라 환승도 해야 하지요. 그리고 서서 갈지, 앉아서 갈지, 교통편이 연착될지, 제 시간에 올지 변수도 있죠. 확실히 고정된 공간에서보다 더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통학해요~'하면 종종 듣는 말이 있었어요.
"야, 두 시간 통학이면, 그 시간에 책을 읽으면 한 달에 읽는 책이 몇권이야~"
ㅇㅁㅇ
당신께서/본인은 책 읽을 시간 조차 내기 어려울 만큼 바쁜데 '나'는 통학이라는 텅 빈 시간이 있기에 굳이 애써서 시간 내지 않아도 되겠다는 부러움의 표시로 말하곤 하더군요.
그러지 마세요.

헤드락을 걸어서 마구 쥐어박고 싶어지니까요 ㅋㅋㅋㅋㅋ
사람 꽉꽉 끼어서 타는 시간에 대중교통 이용을 많이 안 해본 티가 나는 부러움의 말이에요. 앉아서 가는 게 확실히 가능하다면 그나마 실현 가능성이 높지만, 그 시간동안 줄곧 서서 가는데 책 읽으면 팔 빠질듯이 아파요. 읽을 수 있는 책도 두께와 무게 면에서 한정되어 있지요. 우리나라엔 왜 페이퍼백 형태의 출판서적이 흔치 않은가, 흥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커지죠. e-book도 눈이 아프더라고요.
저는 초반에는 이도저도 안되는 채로 조는 것도 아니고 거의 취침을 하다시피 하면서 통학을 했는데, 한 학기가 지나고 나서부터는 차차 앉든 서서든 과제를 하거나 책을 읽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은 하루의 한 단면이 되었어요.
통학 시간에 독서든 뭐든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것, 통학을 막 시작하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쉽게 말하지 말란 말이죠!!! 통학 중 뭔가를 한다는 거, 그거 생각보다 힘들다구요 ㅋㅋㅋ
ㄹ. 통학 시간을 활용하고 싶다면_약간의 팁
어떻게든 그 시간을 활용해보고싶다 한다면, 하면서 제가 들었던 조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TEDx영상을 봐라/무료강의 영상을 봐라"
전 솔직히 재미 하나도 없어서 하루 듣고 말았어요.
대신에 제 경우에는 자기계발/개발에 관심이 많아서 세바시 영상을 보거나, 구독중인 유투버의 영상을 보거나, 미리 찍어둔 영화를 감상하면서 차차 그 시간에 '깨어 있는' 습관부터 들였어요. 진짜 초반 3개월 정도는 계속 자면서 이동했지요 ㅋㅋㅋㅋㅋ
신기하게도 '귀가본능'뿐 아니라 '등교본능'도 있었는지, 졸다가도 내릴 때가 되면 딱 깨어나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이동했어요. 요즘엔 날이 너무 따스한 봄이나, 하루 2시간 취침을 하는 등의 지옥스케줄이 아닌 이상 이동 중 졸지는 않아요. 무얼 하든 일단 깨어 있는 연습부터 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애매모호한 거리에 거주하며 통학을 하다 보면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분명 해 뜨기 전에 집을 나섰는데 학교 가면 해가 떠있어요.
또, 분명 해 지기 전에 귀가를 시작했는데 집 오면 달과 별이 떠있어요.
'나 열심히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종종 '이게 뭐하는 짓이지'하고 자조하기도 합니다.
너무 힘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겠지요 허헣허허헣 <<< 결국 감내하는 통학er의 자세.

뭐, 별 수 있겠습니까 ㅋ
최근에 SNS에서 통학어에 대해 언급한 몇 개의 짤방(이미지)을 접했는데요,
'시간여행자'라는 단어를 써서 통학어를 소개하는 등 정말 공감이 가는데다 재치도 있어서 즐겁게 봤습니다.
그리고 짤방 내용 중에서 정말 이건 알아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통학하는 사람은 자신이 만날 사람을 위해 두 시간 정도는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가끔 별 이유 없으면서 파토를 내는(급! 약속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화가 나기보다는 서운해지더라고요.
나는 이만큼 시간을 빼서 이만큼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는데, 상대방은 아니였구나 하는 서운함.
비록 '지금당장 만나자!'라고 했을 때, 누구보다 빠르게 슝 날아갈 수 는 없지만,
'언제 만나자'하고 약속을 잡았을 때, 그 시간을 위해 시간을 통으로 비우고 준비하며 기다릴 수는 있다는거~
그걸 통학어가 아닌 여러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