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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Sep 05. 2020

연기하고 있네!

영화 <분장>

주의!

영화 <분장> 내용 및 결말에 관한 스포일러가 언급됩니다!




영화 <분장>

주인공은 남성. 직업은 배우다.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 배우이다.


남자는 어느 날,

유명한 성 소수자 연극에 주연으로 발탁된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기 위해서

성 소수자 모임에도 참석하는 등

열심히 작품을 준비하고 공연을 한다.


그런데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성 소수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폭력까지 행사하며 혐오하는 모습을 보인다.






연기하고 있네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부터 들어보지 않았을까?

아프지 않으면서 아픈 척,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인데 상대 호감을 사려고 좋아하는 척 등등.


‘아니면서 그런 척’하는 거짓된 행동과 말을 보고 “연기”라고 말하는 경우를 많이 접했다.

그래서 공연 관련 활동을 할 때마다 “연기”라는 말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공연을 업으로 삼고 있는, 혹은 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척하는 연기 하지 마!”

한 배우가 텅 비어 있는 무대에서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는 연기를 했다.

냉장고를 여는 시늉을 하는데 혼이 났다.

이유는 이랬다.

냉장고가 아까는 이 각도였는데 왜 문이 그렇게 열려?
어느 방향으로 문이 나 있는지, 확실히 정해.


배우 역할을 해보기 전, 그때 나는 공연장 안내를 도왔는데

저 정도로 세밀하게 정할 필요가 있나 하고 생각했다.

어차피 무대의 해당 위치는 텅 비어서 아무것도 없고, 관객들도 그걸 아는데 저렇게까지 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진정성 있는 연기”에 대한 내 생각
 나를 먼저 설득시켜야, 동료와 관객들도 설득할 수 있어.


아무것도 없어도 있는 것처럼, 그곳이 아니지만 그곳에 있는 것처럼.

관객들이 함께 상상할 수 있도록 생생하게 그려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

나는 그 가르침에 동의한다.

나와 동료와 관객을 설득시키는 연기가 진정성 있는 연기이며, 제일 멋진 연기라고 생각한다.


아래는 드라마 추노에서 두 배우의 연기에 대해 '치아 색'으로 비교를 하던, 유명한 캡처본이다.

치아 색에서부터 거지를 연기했다는 평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성동일 배우의 '디테일' 비교 짤.

그 유명한 <추노> 치아 짤. 연기 디테일의 차이.


그렇다면 나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기 위해 어떻게 했던가?


어떤 배우는 인물과의 대화를 나누며 그 인물에 공감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나는 감성이 아니라 이성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악역을 맡게 되면 그 역할과 유사한 인물을 탐색하고, 자료를 모으고 분석했다.

만화나 드라마 속 가공의 인물일 수도 있고,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현존하는 인물인 경우도 있다.


될 수 있는 대로 자료를 모아서 내 역할과 분석하는 인물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

대본이나 노트가 빽빽해지도록 정보를 정리했다.

인물의 과거 행보와 현재 말투, 행동을 보며 그 인물이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을 했을까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현업 종사자들, 지망생들 중에서도

"어차피 거짓말이다"를 연기 철학으로 삼으며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그래서 ‘연기는 거짓이다, 아니다’ 나뉘는 의견 중에서 뭐가 옳고 그르다고 결정짓지 못한다.

 

이미 무대에 서고 있는 사람들도 의견이 분분한 걸 보면

애초에 옳고 그름이 가려지는 문제는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쩌면 그저 취향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이미지 출처


드라마 <추노> 베테랑과 신인 연기자의 차이 https://skagns.tistory.com/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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